[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회사 운영 자동화 플랫폼으로 ‘폭풍 성장’
인적자원(HR) 테크 스타트업 ‘리플링(Rippling)’이 시리즈 G 투자라운드에서 4억 5,000만 달러를 조달하며, 기업가치 168억 달러로 평가받았다. 이는 1년 전 134억 달러에서 크게 상승한 수치인데, 이는 빠른 매출 성장세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리플링의 연간 반복 매출(ARR)은 2023년 한 해 동안 두 배 이상 증가해 3억 5,000만 달러를 넘겼고, 올해 들어서 이 수치는 5억 7,000만 달러를 상회하고 있다.
SaaS 시장 탄탄한 입지 굳혀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리플링은 2016년 설립 이후 빠르게 성장하며 현재 고객만 2만여 곳을 두고 있다. 기업 인사팀이 급여와 복리후생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도록 돕는 클라우드 기반 솔루션을 제공하는데, 직무 공고 작성 및 채용 플랫폼 2만 5,000곳에 일괄 게시, 커리어 페이지 구축 등의 기능을 통해 채용 과정을 단순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더해 기존 직원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으며, 8만 개 이상의 온라인 강좌와 AI 챗봇 기능을 통한 맞춤형 커리큘럼을 설계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IT 인프라 관리 기능도 있어 개발자가 부서를 이동할 경우, 보안 기반의 접근 권한 조정이 가능하다. 패스워드 매니저 기능을 통해선 직원들이 하나의 계정 정보로 여러 애플리케이션에 로그인할 수 있으며, 분실된 업무용 기기에 대해서는 원격으로 데이터를 삭제도 가능하다. 재무팀의 경우 리플링을 통해 법인 신용카드 발급 및 지출 추적 등이 가능해진다. 최근에는 초기 단계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신규 스타트업 스택을 출시하기도 했다.
리플링은 이번 투자 유치금을 새로운 시장 확장, 신제품 개발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파커 콘래드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가까운 미래에 기업공개(IPO)를 계획하지는 않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 매출성장률이 30%를 훨씬 넘는다고 밝힌 그는 현재는 수익성보다 매출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쟁사 ‘딜’과 산업 스파이 둔 소송전
한편 리플링은 최근 샌프란시스코 연방 법원에 경쟁사 ‘딜(Deel)’을 상대로 공갈, 영업비밀 절도, 불공정경쟁 등 혐의를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분쟁은 리플링 직원이었던 키스 오브라이언이 딜을 상대로 3월에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더블린 사무소에서 글로벌 급여 매니저로 일하던 오브라이언은 딜을 위해 기업 스파이로 활동했다는 내용의 진술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는데, 그는 4개월에 걸쳐 고객 정보와 영업 전략, 내부 영업 교육 자료 등 리플링 사업 정보를 훔쳐다 딜에게 넘겼다고 폭로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오브라이언은 지난해 9월 알렉스 부아지즈로 딜 CEO(최고경영자)의 회유로 리플링의 정보를 수집해 넘기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리플링의 구글 드라이브나 메신저 앱 슬랙에 접속해 기밀문서를 모았고, 딜 CEO와는 주로 텔레그램으로 소통했다. 알렉스 스피로 리플링 법률 자문은 “공정한 경쟁은 환영하지만, 법을 어긴 행위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강경한 대응 의사를 밝혔다.
딜 역시 반격에 나섰다. FT에 따르면 리플링 ‘경쟁정보 관리자’로 근무했던 브렛 알렉산더 존슨은 고객으로 가장해 6개월간 딜의 제품과 사업 관행 정보에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딜은 “이 정보가 리플링의 제품 개발에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리플링은 “신입 컨설턴트가 딜의 고객 수천 명에게 일괄 제공되는 자료를 받아 검토한 것일 뿐 기밀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를 두고 FT는 “기업가치 100억 달러를 넘는 실리콘밸리의 두 기업이 서로에게 스파이 혐의를 제기하며 격렬한 논쟁을 벌이는 사건”이라며 “실리콘밸리의 치열한 경쟁을 보여주는 동시에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평판이 흔들릴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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