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부부장은 외무성 주요 국장들과 협의회를 열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외정책 구상을 전달 포치(지도)했다고 20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 김 부부장은 “확실히 이재명 정권이 들어앉은 이후 조한(남북)관계의 ‘개선’을 위해 무엇인가 달라진다는 것을 생색내려고 안간힘을 쓰는 ‘진지한 노력’을 대뜸 알 수 있다”면서 정부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조치들은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문재인으로부터 윤석열으로의 정권 교체 과정은 물론 수십년간 한국의 더러운 정치체제를 신물이 나도록 목격하고 체험한 사람들”이라면서 “결론을 말한다면 ‘보수’의 간판을 달든 ‘민주’의 감투를 쓰든 우리 공화국에 대한 한국의 대결 야망은 추호도 변함이 없이 대물림해 왔다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특히 조현 외교부 장관, 안규백 국방부 장관의 인사청문회에서 있었던 ‘주적 논란’에 대해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면서, “겉과 속이 다른 서울 당국자들의 이중인격을 투영해 주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두 장관이 후보자 시절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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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부장은 최근 이 대통령이 광복절 80주년 경축사에서 “북한의 체제를 존중하고 어떠한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한 것을 두고도 한국의 대북정책이 ‘급선회’하고 있는 듯한 흉내를 내는 것일 뿐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어 “서울에서는 어느 정권 할 것 없이, 또 누구라 할 것 없이 제멋대로 꿈을 꾸고 해몽하고 억측하고 자찬하며 제멋대로 ‘희망’과 ‘구상’을 내뱉는 것이 풍토병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18일부터 한국에서 진행 중인 한미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UFS)를 두고는 “지금 이 시각 우리 공화국의 안전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무모한 미한의 침략전쟁 연습”이라면서 “이재명 정권은 ‘방어적 훈련’이라는 전임자들의 타령을 그대로 외워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화해의 손을 내미는 시늉을 하면서도 또다시 벌려놓은 이번 합동군사연습에서 우리의 핵 및 미사일 능력을 조기에 제거하고 공화국 영내로 공격을 확대하는 새 연합작전계획 ‘작계 5022’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작계는 한반도 전시 상황을 가정한 군사 작전 수행 계획으로 한미 양국군의 연합 연습도 이를 토대로 진행된다. 작계 5022는 북한이 2017년 핵무력 완성을 공언한 이후 한미가 합의한 연합 작계다. 기존 작계에 더해 한미가 북한 핵 사용 의도가 분명해지면 북한의 핵 공격을 가능케 하는 일련의 네트워크를 파괴한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김 부부장은 국제무대 외교전에서 한국을 고립시키겠다는 주장도 했다. 그는 “한국에는 우리 국가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지역외교 무대에서 잡역조차 차례지지 않을 것”이라며 “외무성은 한국의 실체성을 지적한 국가수반의 결론에 립각해 적대 국가들과 그에 동조하는 나라들에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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