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최하위 키움 히어로즈가 달라졌다. 여전히 순위표 최하위에 머물러 있지만 마냥 무기력하게 지진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겼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강해진 만큼 강점을 더 살려야 한다. 불펜진이 부상으로 줄줄이 이탈한 지금의 키움엔 선발진이 가장 큰 무기다.
키움은 1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쏠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9-12로 패했다.
선발로 나선 박주성은 3이닝 5피안타(1홈런) 4실점으로 흔들렸다.
2회까지 무실점으로 안정적이었던 박주성은 3회 나성범에게 역전 쓰리런을 맞는 등 4실점을 내주고 일찍이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하지만 3-4로 밀리던 4회 마운드에 오른 김선기와 김연주는 1이닝 만에 7실점을 내주고 무너졌다.
홈런 한 방이 치명적이었지만 그럼에도 위기 상황을 끝냈고, 3회까지 박주성이 던진 공이 66개에 불과했던 만큼 조기 강판이 최선의 판단은 아니었을 것이라는 의심은 경기 결과로 확인됐다.
이날 키움은 김선기, 김연주, 오석주, 박정훈까지 불펜 4명을 소모했다. 3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김연주는 3이닝 동안 무려 50구를 던졌다.
이날 패배와 함께 연패에 빠졌음에도 키움은 8월 12승 5패를 기록 중이다.
앞서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시리즈 스윕을 달성하는 등 키움은 8월 들어 확연히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중위권 순위 싸움에 바쁜 SSG 랜더스와 KT 위즈를 상대로도 승리를 챙기며 팀의 흐름은 정상 궤도에 올랐다.
후반기 시작을 앞두고 주장 송성문이 선포했던 '만만하지 않은 팀'의 모습을 갖춘 것이다.
키움의 반등을 이끈 가장 큰 요소는 단연 선발진의 안정이다. 외인 투수 2명 체제로 전환한 뒤로 선발진은 키움의 약점이 아닌 강점이 됐다.
새 외국인 투수 C.C 메르세데스는 리그 적응을 마쳤다.
그는 지난 9일 두산 베어스와의 KBO리그 데뷔전에서 5⅓이닝 2실점 호투를 펼친 데 이어 지난 15일 고척 KT 위즈전에서도 5⅔이닝 2실점으로 안정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홈(평균자책점 0.50)에선 잘하다가 원정(평균자책점 8.35)만 나가면 무너졌던 알칸타라는 지난 14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7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자랑하며 어디에 내놔도 자랑스러운 에이스가 됐다.
시즌 내내 선발 로테이션을 든든히 지켜준 하영민에 이어 루키 정현우도 눈에 띄게 성장세를 그리며 더 이상 키움은 '버리는 경기' 없이 시즌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선발이 최대한 많은 이닝을 책임져 주고, 그사이 득점을 뽑아내는 것, 뒷문이 불안한 키움의 승리 공식이다.
키움은 최근 마무리 주승우가 팔꿈치 수술과 함께 시즌 아웃되며 위기를 맞았다.
이와 함께 구단이 공개한 재활 명단에 따르면 지난 6월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이강준도 지난달 우측 팔꿈치 내측측부인대 재건술을 받았다. 예상 복귀 시점은 2026년 6월이다.
키움에 따르면 현재 우완 김인범, 우완 양지율, 우완 박승호, 좌완 이승호 등 총 10명의 투수들이 재활 단계를 밟고 있다. 불펜 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순위 상승 가능성도 낮지만 시즌 내내 우려했던 100패 위험도 멀어졌다.
키움엔 당장 1승을 위한 총력전보단 더 이상의 부상 없이 시즌을 무사히 마무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마운드 자원이 확연히 부족한 만큼 불필요한 불펜 소모를 최소화하는 것이 승리 이상의 가치가 될 수 있다.
타자들도 보다 적극적으로 마운드를 돕기 시작했다.
전반기 91경기에서 42도루(리그 9위)에 그쳤던 키움은 후반기 25경기에서 26도루(리그 4위)를 성공시켰다.
이 부문 후반기 1위를 달리는 NC 다이노스(24경기 39도루)에는 크게 못 미치지만 승리를 향한 타자들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제 9개 구단은 더 이상 키움을 '승점 자판기'로 볼 수 없다. 키움은 후반기 KBO리그 순위 싸움에서 위험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승리를 위해서, 그리고 팀의 정상적인 운영을 위해서라도 이제 키움은 정상 궤도에 오른 선발진과 타자들을 더 믿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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