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단상] 기억은 실천으로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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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단상] 기억은 실천으로 완성된다

경기일보 2025-08-19 19:14:5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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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는 7월부터 피기 시작해 10월까지 무려 100일 넘게 하루도 쉬지 않고 꽃을 피워낸다. 여름부터 가을까지 매일 새로운 꽃이 피고 지기를 반복하는 그 강인한 생명력 속에서 무궁화는 ‘영원’이라는 꽃말을 얻었다. 어떤 시련 속에서도 꿋꿋하게 자리를 지키는 모습은 이 땅의 민족성과도 닮아 있다.

 

올해는 대한민국이 일제강점의 사슬을 끊고 자주독립을 이룬 지 80년이 되는 뜻깊은 해다. 1945년 8월15일, 우리는 비로소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으로 주권을 되찾았고 광복의 빛은 오랜 고통 속에서 희망을 지켜낸 이들에게 가장 큰 선물이 됐다. 그날의 감격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기억의 책임’이라는 숙제를 남겼다.

 

남양주시에는 조용하지만 단단한 항일의 서사가 깃들어 있다.

 

1919년 3·1운동 당시 봉선사에서는 운암 김성숙 선생(태허 스님)을 중심으로 항일운동이 펼쳐졌다. 그는 봉선사에 조선독립단 임시사무소를 설치하고 독립선언문 200여장을 제작해 배포했으며 진접읍 부평리 일대에서 승려들과 함께 1천여명의 주민이 참여한 만세시위를 이끌다 체포돼 옥고를 치렀다.

 

조안면 송촌리의 용진교회에서는 이정성 장로를 비롯한 주민들이 경진학교에서 사용하던 일장기를 활용해 태극기를 만들고 거리로 나서 만세 행진을 벌였으며 화도읍 월산리와 답내리 일대에서도 월산교회 김필규 목사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만세시위를 전개했다.

 

이러한 항일의 물결은 나라를 되찾기 위해 전 재산을 내놓고 만주로 떠난 이석영 선생과 그의 형제들, 그리고 이름 없이 사라진 수많은 이들의 희생으로 이어지며 남양주라는 도시의 뿌리가 됐다.

 

하지만 이러한 이야기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남양주시에는 11개의 현충시설과 7천300여명의 국가보훈대상자가 있음에도 독립운동과 보훈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제는 ‘아는 사람만 아는 역사’가 아니라 ‘모두가 함께 기억하는 일상’으로 나아가야 한다. 기억은 직접 보고 듣고 느끼며 경험할 때 비로소 공감의 에너지를 만들고 다음 세대로 전해질 수 있다.

 

이에 남양주시는 경기도와 함께 8월15일부터 9월7일까지 금곡동 이석영광장과 리멤버1910 일원에서 광복 80주년 기념 전시 ‘오르빛 리:멤버’를 선보인다. ‘오르빛(Orbit+빛)’은 시대를 돌며 이어지는 기억의 흐름을 뜻한다. 이번 전시는 디지털 기술과 지역 문화자원을 결합한 실감형 콘텐츠로 구성돼 시민들이 단순히 ‘보는 것’을 넘어 ‘느끼는 것’으로 광복을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광복으로 향하는 길’, ‘빛의 길’, ‘80 라이팅돔’, ‘결의의 돌’ 등 다양한 콘텐츠는 독립운동가의 헌신과 광복의 감격을 현대적으로 재현한다.

 

이와 함께 남양주시는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보훈 정책도 차근차근 확장하고 있다. 2026년부터는 국가보훈대상자 명절위문수당 지급 대상을 기존 2천여명의 보훈단체 회원에서 전체 국가보훈대상자 7천300여명으로 확대하고 지급 방식도 단체를 거치지 않고 시가 직접 지급하는 방식으로의 개편을 추진 중이다.

 

우리는 종종 “기억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잊어버리는 것”이라는 말을 한다. 그래서 기록 속에만 머무는 기억은 시간이 흐를수록 희미해질 수밖에 없다. 진짜 기억은 사람들의 일상 속에서 숨 쉬며 살아 있어야 한다.

 

광복 80년이 흐른 지금, 우리는 조국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쳤던 이들의 용기와 희생이 오늘의 자유와 평화를 가능하게 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기억은 행동으로 이어질 때 완성된다. 남양주시는 광복의 빛이 우리의 오늘을 비추고 내일을 밝힐 수 있도록 기억을 실천으로 옮기는 도시로 나아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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