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로 먹거리 물가가 연일 치솟으며 서민들의 장바구니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정부는 할인지원, 비축 물량 공급 확대 등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배추 수입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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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래도 비싼 여름배추, 폭염·폭우에 ‘고공행진’
1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배추 한 포기 소매가격은 7062원으로 한 달 전(4642원)보다 52.1% 뛰었다. 1년 전(6463원)과 비교하면 9.3%가 올랐다.
가격 상승세는 지난달 중순부터 두드러졌다. 지난달 18일(4950원)까지 4000원대였던 배추 가격은 같은 달 21일 5240원, 31일 6013원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달 들어서도 오름세가 이어지면서 지난 14일(7032원) 처음으로 7000원을 넘어섰다.
여름배추는 생산량이 다른 계절에 비해 적기 때문에 가격이 높은 편이지만 올해 상승폭이 유난히 크다. 매년 반복되는 이상 기온으로 배추 재배면적이 줄어든데다 폭염·폭우가 번갈아 닥치며 배추 품질도 크게 떨어진 영향이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여름배추 재배 의향 면적은 3418ha로 1년 전보다 8.8%, 평년과 비교해 23.9%가 줄었다. 농경연 관계자는 “연작피해와 선충 발생으로 인한 휴경이 늘고, 기온 상승으로 재배 의향 면적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배추 외에 다른 농산물도 가격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양배추 한 통은 4526원으로 지난달(3831원)보다 18.1% 비싸졌다. 양파는 1㎏에 2223원으로 지난달 대비 23% 높은 가격을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하면 13.9% 높은 수준이다. 대파 가격은 3098원으로 지난달보다 31.7%, 지난해보다 4.0% 올랐다.
이상기후가 매년 심화하면서 먹거리 물가 불안이 더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지수는 116.52로 기준년도인 2020년(100)보다 16% 올랐다. 반면 농축산물 물가지수는 같은 기간 123.16으로 전체 물가보다 더 많이 뛰었다.
◇ 비축물량 풀고 할인지원…수입은 검토 안해
정부는 배추 공급 안정을 위해 비축 물량을 하루에 200~300t(톤)씩 시장에 방출하고 있다. 지난 7월 공급물량(100~150t)보다 2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가락시장 일평균 반입량의 절반 이상 수준이다.
생육 관리를 위한 병해충 예방 지원도 한다. 매년 발생 면적이 늘어나고 있는 주요 병해충을 예방하기 위해 토양소독, 녹비작물 재배 및 미생물퇴비 살포 등 방제 비용을 농가에 지원한다.
할인지원을 통해 소비자 부담 경감에도 나섰다. 정부는 전국의 약 1만 2000개 유통업체와 협업해 국산 농축산물 전 품목에 대해 주마다 1인당 2만 원 한도로 최대 40% 할인을 실시하고 있다.
이 같은 대책에 최근 배추는 도매 가격은 소폭 하락세로 전환하긴 했지만, 가을 배추가 나오는 9월 중순까지는 가격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배추 도매가격은 지난 14일 기준 4393원으로 지난해보다 23.6%, 평년보다는 5.7% 저렴해졌다. 통상 도매가격이 하락하면 1~2주 시차를 두고 소매가격도 떨어지곤 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도매 가격이 정점을 찍고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9월 중순부터는 가을배추도 본격 출하돼, 조금씩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에서는 배추 수입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앞서 정부에서는 지난해 9월 배춧값이 고공행진을 하자 aT를 통해 중국산 신선 배추를 직수입해 시장에 공급한 바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올해 봄배추 작황이 좋아서 비축 물량이 충분히 있어서 아직 수입을 검토할 단계는 아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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