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호주 해안에서 2,600만 년 전, 날카로운 이빨로 사냥하던 고대 고래의 화석이 발견됐다. 오늘날 플랑크톤을 거르며 살아가는 온순한 수염고래와 달리, 이 고래는 커다란 눈과 예리한 치아를 지닌 '포식자'였다.
호주 모나슈대학과 빅토리아 박물관 공동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오늘날 거대한 수염고래가 여과섭식으로 진화하기 전, 이빨로 사냥하던 조상이 존재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Zoological Journal of the Linnean Society'에 실렸다.
◆ 따뜻한 바다에 살던 고대 고래 '얀주케투스'
이번에 발견된 화석은 얀주케투스 둘라르디(Janjucetus dullardi)로, 1990년대 처음 보고된 종이다. 이름은 화석이 발견된 빅토리아주 얀주크(Jan Juc) 해안과 화석을 기증한 로스 둘라드(Ross Dullard)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이번 표본은 성장 과정에 있던 어린 개체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얀주케투스는 몸길이 2~3m로 돌고래와 비슷했으며, 고기를 자르는 데 특화된 두 뿌리 치아, 앞을 향한 커다란 눈, 짧고 단단한 주둥이를 갖췄다. 연구팀은 이 고래가 물고기와 작은 해양 포유류를 추적하며 민첩하게 사냥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 수염고래 진화사 밝혀줄 희귀 화석
이번 표본은 단일 개체에서 나온 것으로, 부분 두개골과 귀뼈, 치아 7개가 함께 보존돼 있었다. 화석은 2019년 서프 코스트 인근 해변에서 당시 학교 교장이던 로스 둘라드가 산책 중 발견해 박물관에 기증했다. 그의 이름은 이미 종명에 반영돼 있으며, 시민의 발견이 학계의 중요한 성과로 이어진 사례로 기록됐다.
연구팀은 이 표본에서 뼈 융합이 덜 된 상태, 마모가 없는 치아, 열려 있는 치수강을 근거로 미성숙 단계의 개체임을 확인했다. 어린 고래 화석은 극히 드물기 때문에, 수염고래가 포식자에서 여과섭식자로 전환하는 과정을 규명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된다.
연구를 이끈 빅토리아 박물관 에리히 피츠제럴드(Erich Fitzgerald) 박사는 "세계적인 발견도 시민의 손에서 시작될 수 있다"며 "얀주케투스는 작고 귀여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날카로운 포식자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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