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개막전 영웅으로 거듭난 페데리코 키에사가 리버풀에 잔류 의사를 전달했다.
19일(한국시간)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 기자 파브리치오 로마노는 “키에사와 그의 에이전트는 리버풀에 남고 싶다는 명확한 의사를 구단에 알렸다”라고 전했다.
키에사는 지난 시즌 리버풀의 유일한 영입생이었다. 2024-2025시즌 아르네 슬롯 감독은 기존 선수단으로 한 시즌을 나기로 결심했다. 리버풀은 기오르기 마마르다슈빌리를 1시즌 먼저 선점한 것 외에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가 이적시장 막바지 키에사가 매우 저렴하게 매물로 나온 덕에 ‘0입’을 면할 수 있었다. 당시 키에사의 이적료는 1,200만 유로(약 194억 원)로 그의 이름값과 이탈리아 세리에A 활약을 고려하면 헐값에 다름없었다.
하지만 키에사는 그마저도 비싼 가격으로 보일 만큼 활약이 미진했다. 지난 시즌 부상과 부진 등으로 모든 대회 14경기, 총 476분밖에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다. 잉글랜드 FA컵 64강에서 1골, 잉글랜드 카라바오컵(리그컵) 결승에서 1골 등 번뜩이는 순간은 있었으나 당초 모하메드 살라의 배터리 역할을 기대하던 리버풀 수뇌부의 기대치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
올여름 키에사는 방출 유력 후보였다. 리버풀이 이번 시즌 화려한 이적시장을 보냈기 때문이었다. 리버풀은 자말 무시알라와 함께 독일 최고 스타인 플로리안 비르츠를 품에 안았고,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위고 에키티케도 영입했다. 기존 선수단이 유지됐다면 키에사가 1년 만에 리버풀을 떠나는 흐름으로 전개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런데 디오구 조타의 사망으로 기류가 바뀌었다. 정확히는 조타의 사망 이후 루이스 디아스의 안일한 행동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리버풀의 이적시장 기조가 바뀌었다. 당시 디아스는 자신의 아버지가 주최한 파티에서 인플루언서들과 웃으며 춤을 추는 영상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특히 디아스가 리버풀 이적 당시 주택 계약과 관련해 조타의 선의로 도움을 받고, 디아스의 아버지가 납치됐을 때에는 조타가 디아스를 응원하는 세리머니까지 펼친 만큼 디아스에 대한 비판 여론이 더욱 거셌다.
리버풀은 디아스를 웬만하면 판매하지 않으려 했는데, 사건 이후에는 적정한 이적료가 있다면 이적을 허용하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마침 측면 공격 자원이 필요했던 바이에른뮌헨이 7,000만 유로(약 1,134억 원)를 제시했고, 리버풀이 이 제안을 수락했다.
여기에 다르윈 누녜스까지 사우디아라비아 알힐랄로 떠나면서 공격 후보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졌다. 7월까지 방출 대상으로 여겨지며 리버풀의 프리시즌 아시아 투어에도 포함되지 않았던 키에사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개막전 벤치에 앉았다. 그리고 2-2로 팽팽히 맞서던 후반 37분 교체로 들어와 후반 43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오른발 발리슛으로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디아스의 이탈이 키에사에게 리버풀 선수 인생의 새 장을 열어준 셈이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Copyright ⓒ 풋볼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