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개막 라운드 두 경기에서 핸드볼 판정 논란이 불거졌다. 상황과 자세는 분명 달랐지만, 결과가 극명하게 엇갈리며 일관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19일(한국시간) 영국 웨스트요크셔의 엘런드 로드에서 2025-2026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1라운드를 치른 에버턴이 리즈유나이티드에 0-1로 패배했다. 승부를 가른 건 페널티킥이었고, 에버턴은 주심의 판정에 강하게 반발했다.
문제의 장면은 후반 37분 발생했다. 안톤 스타흐가 페널티박스 앞에서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고, 공은 키어런 듀스버리홀의 발에 맞고 굴절돼 골문으로 향했다. 이를 제임스 타코우스키가 뒷짐을 진 채 팔꿈치로 막아냈다. 크리스 카바니 주심은 잠시 비디오 판독실(VOR) 측과 무전을 나눈 후 곧바로 페널티 스폿을 가리켰다. 루카스 은메차의 페널티킥은 결승골이 됐다.
공이 팔꿈치에 맞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뒷짐을 진 상황에서 발생한 불가피한 접촉까지 핸드볼로 본 건 지나치다는 주장이 나왔다. 경기 종료 후 타코우스키는 “휘슬이 울렸을 때 나는 당연히 번복될 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처음 물어본 건 ‘팔이 옆구리에 붙어 있는데 이게 페널티킥인가’였고, 주심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런데 나중에 내가 공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고 하더라. 하지만 내 팔은 자연스럽게 옆구리에 붙어 있었다. 이해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실제 규정상 핸드볼에 대한 해석은 애매하다. 국제축구평의회(IFAB)가 매 시즌을 앞두고 발간하는 ‘경기 규칙’에 따르면 ‘선수가 팔이나 손으로 공을 건드려 몸을 부자연스럽게 크게 만들었을 때’ 반칙이 성립한다. 영국축구협회(FA)가 공개한 세부 내용에는 “손·팔의 위치가 특정 상황에서 몸의 움직임에 따른 필연적 결과가 아니거나 정당화될 수 없는 경우, 신체를 부자연스럽게 크게 만든 것으로 본다”라고 명시돼 있다. 규정에 나온 부자연스러운 동작은 오직 심판진 판단에 의존해야 한다.
데이비드 모예스 에버턴 감독은 강도를 높여 비판했다. 경기 종료 후 “정말 잘못된 판정이다. 실망스럽다. 손을 잘라내지 않는 이상, 선수가 팔을 둘 곳은 없었다. VAR도 번복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냥 기울였다고만 하더라. 하지만 옆구리에 팔이 붙어 있는 상태로 몸을 기울이는 건 당연한 거다”라고 지적했다.
이날 판정이 더욱 논란된 건 다른 개막 라운드에서 나온 판정 때문이다. 16일 리버풀과 본머스의 경기에서는 훨씬 부자연스러운 동작이 경고는커녕 파울 선언도 없이 넘어갔다.
전반 13분 본머스의 후방으로 공이 넘어왔다. 이때 마르코스 세네시가 컨트롤 실수를 범했고 이를 포착한 위고 에키티케는 공을 향해 맹렬히 돌진했다. 급해진 세네시는 손을 허우적대며 농구를 연상케 하는 동작으로 공을 건드린 뒤 아무 일도 없었던 듯 급히 차냈다. 그러나 앤서니 테일러 주심은 VAR 확인조차 없이 그대로 경기를 진행했다. 가까이서 지켜본 에키티케가 격렬히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PL에서 핸드볼 판정 논란은 매 시즌 연례행사다. 그러나 이번 시즌은 개막전부터 두 차례 논란이 터졌고, 에버턴은 실제로 승점을 잃었다. 판정 논란을 경기의 일부라 치부할 수는 있지만, 경기 결과까지 뒤흔드는 오심은 단순한 일부를 넘어서는 문제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TNT 스포츠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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