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택수의 여론 읽기]'당심' 딜레마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이택수의 여론 읽기]'당심' 딜레마

이데일리 2025-08-19 05:00:00 신고

3줄요약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선출에 이어 국민의힘이 오는 22일 전당대회를 열고 새로운 당대표를 뽑는다. 당 대표 선출에 있어서 경선 룰은 정당마다 그리고 시기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그 규칙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당의 얼굴, 그리고 당의 정체성이 결정된다.



민주당은 지난 2일 권리당원(55%)·대의원(15%) 투표, 일반 국민 여론조사(30%) 비율로 정청래 대표를 선출했고, 오는 22일 당 대표를 결정하는 국민의힘은 당심과 민심을 각각 50%씩 반영한 지난 예비경선에 이어 본선에서는 당심 80%, 민심 20%를 반영하는 룰로 대표를 선출한다.

현재까지 발표된 주요 여론조사에서는 김문수·장동혁 후보의 양자대결로 치러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일반 민심에서는 조경태 후보가 1위로 나오지만 본선 경선 룰이 당심 80%이고 민심도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조경태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결국 민주당이나 국민의힘이나 당심의 반영비율이 과반을 훨씬 넘기 때문에 당 대표나 최고위원 그리고 대통령 후보나 지방자치단체장 후보로 나가고자 하는 이들은 당원의 마음을 사는 게 우선일 수밖에 없다.

문제는 당심과 민심의 괴리가 클 때 그 비율을 어떻게 할 것이냐다. 전국 단위 선거에 나갈 후보를 뽑는 경선에서 당심에서 앞서는 후보가 정작 본선 경쟁력이 약해 떨어지는 경우가 자주 있어 마냥 당심 비율을 키울 수는 없다.

지금은 국민의힘이 그러한 ‘당심 딜레마’의 중심에 서 있다. 최근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당비 1000원을 1회만 내도 투표권을 줬던 2021년 7월부터 9월 사이 신천지가 대규모 입당해 윤석열 경선후보를 도왔다는 사실을 경선 직후 알게 됐고 이듬해 8월 교주 이만희를 만나서 확인했다’고 폭로했다. 교주 이만희 씨가 윤석열 후보를 도운 것은 “검찰총장 시절 신천지 압수수색을 두 번이나 막아줘 은혜를 갚기 위해서였다”는 것이다.

실제 당시 국민의힘에 따르면 2021년 8월 말까지 책임당원을 포함한 전체 당원 수는 37만 9894명이었지만 10월 16일 기준 57만 2880명으로 19만 2986명이 더 늘었다고 밝혔다.

통일교의 경우에도 이후 치러진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서 권성동 의원을 지원하기 위해 교인들을 당원으로 가입시키려 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여러 언론에서 보도했다.

이처럼 통일교와 신천지 신도들이 강제로 당원에 가입해 전당대회에 참여했다면 민주주의 절차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라는 지적이 있지만 국민의힘 당헌상 책임당원 자격요건이 월 1000원 이상, 1개월 혹은 3개월 이상 납부한 자는 경선 후보에게 투표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는 한 법적 하자를 따질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면 이들이 특정 종교 집단에서 유입됐다고 한들 자발적으로 참여한 당원이라고 주장하면 결국 이들에게서 당원 자격을 박탈할 수도, 이들을 배제하고 경선을 치를 수도 없는 것이다. 그래서 지난 계엄 당시에도 많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당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음에도 민심과 괴리된 당심만 바라보고 움직인 것이리라.

하지만 민심을 배제한 채 당심만 바라보고 당 대표를 뽑고 경선 후보를 뽑으면 전국 단위의 선거에서 민심이 그 당에 표를 주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경선 룰을 바꾸는 수밖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 민심의 비율을 대폭 늘려 국민의 품으로 당이 더 다가가야 지금의 거대 양당의 의석 비율이 어느 정도 균형을 맞출 것이다.

새로 선출되는 국민의힘 당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 경선 과정에서 당심의 딜레마에서 벗어나 민심의 망망대해로 나갈 것을 권고 드린다. 당원의 규모는 커졌지만 민심과 멀어진 당심만으로는 전국 단위의 선거에서 계속 패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이제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