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타고리안 승률로 계산한 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이 94.9%에서 열흘 만에 74.5%로 떨어졌다. 롯데 선수들이 5일 사직 KIA전에서 진 뒤 덕아웃으로 돌아가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여유 부릴 때 아니다. 연패하면 금방 좁혀진다.”
3위 이상을 노리다 올 시즌 최다 8연패로 곤두박질친 롯데 자이언츠의 포스트시즌(PS) 진출 확률이 열흘 새 20% 이상 떨어졌다.
팀 득·실점으로 계산하는 피타고리안 승률로 일자별 PS 진출 확률을 산출해 제공하는 웹사이트 ‘psodds.com’에 따르면, 지난 6일 94.9%로 치솟은 롯데의 PS 진출 확률은 이튿날부터 이어진 하향세로 74.5%까지 떨어졌다.
16일 사직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1-4로 지며 8연패에 빠진 날에는 73.5%까지 떨어졌다가 이튿날 무승부로 1%가 올랐다.
롯데는 8연패가 포함된 7일 사직 KIA 타이거즈전부터 9경기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지만, 하위 팀들이 역전 찬스를 몇 차례 놓친 덕분에 간신히 3위(58승4무53패)를 지키고 있다.
당초 4위와 멀찍이 떨어진 3위였지만, 불과 열흘 만에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올 시즌 단 한 번도 고삐를 늦춘 적 없던 김태형 롯데 감독은 지금의 상황을 일찍이 경계한 바 있다.
심지어 롯데가 4연속 위닝시리즈로 4위와 격차를 5경기로 벌린 4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을 마치고도 “여유를 부릴 때는 아니”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4·5위와) 전반기 막판 한 경기 내지 0.5경기 차로 경쟁할 당시에 비해선 ‘여유가 생겼다’고 볼 사람도 있겠지만, 몇 경기만 연달아 져도 지금의 격차는 금방 좁혀진다. (하위 팀들의) 경기 결과를 신경 쓰지 않을 여유는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주축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에도 투·타 컨디션이 뛰어난 백업 또는 퓨처스(2군) 출신의 선수들을 잘 조합해 전반기 3위를 이끈 김 감독에게도 최근 연패 기간에는 손쓸 수 없는 상황이 많았다.
최근 컨디션이 빼어난 선수들을 조합하기에는 김 감독의 손에 쥐어진 카드가 너무도 적었다.
팀 전반 부진에 시달린 롯데는 이 기간 팀 타율(0.195)과 평균자책점(ERA·5.15) 모두 최하위를 전전했다.
1득점 이하의 경기는 총 5번으로, 그 중에는 영패한 경기만 3번에 달했다.
2018년부터 7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롯데가 올 시즌에도 5위 안에 들지 못하면 구단 역사상 최장 기간 진출 실패의 역사가 쓰이게 된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KBO리그에 데뷔한 이래 단 한 번도 월간 타율이 3할 아래로 내려간 적 없던 외국인타자 빅터 레이예스도 이 기간 타율 0.269로 저조했다.
마운드에선 선발 나균안(2경기·ERA 2.25)과 불펜 정철원(4경기·2.25), 박진(5경기·1.69)이 고군분투했지만, 동료들의 활약이 뒷받침되지 못했다.
투·타에 걸친 부진이 계속되자, 야수들도 수비 집중력 저하로 실책 7개를 남겼다.
연패 전까지 경기당 0.68개에 불과했던 실책이 이 기간 0.88개로 크게 늘었다.
2018년부터 구단 역대 최장 7년 연속 PS 진출 실패 타이를 기록 중인 롯데로선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게 급선무다.
롯데는 현재 4위 SSG 랜더스에 단 1경기, 공동 5위 KT 위즈, NC 다이노스, KIA 타이거즈에 2.5경기 앞설 뿐이다.
연패 기간의 경기력이 계속 이어졌다간 3위는 물론이고, 5위권 밖으로 밀려날 가능성도 결코 작지 않다.
지금의 위기가 계속된다면 이른바 ‘8~8~8~8~5~7~7’ 또는 ‘비밀번호’라는 조롱 섞인 비난이 뒤따랐던 2001년부터 7년간의 암흑기보다 더 긴 구단 역대 최장 기간 PS 진출 실패의 역사가 쓰일지도 모를 일이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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