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내 손꼽히는 재개발 지구로 꼽히는 성동구 성수동 1·2가 일대는 1, 2차선 좁은 도로를 사이에 두고 오래된 주택과 상가가 밀집한 노후 주거지다.
건물 외관이 낡고 얽히고설킨 전선들이 하늘을 가리는 등 과거에 머물러 있는 모습이지만, 그럼에도 이곳은 서울에서 미래 가치 유망 지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숲과 한강을 끼고 있는 입지에 더해 재개발을 통해 50층 이상 초고층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기 때문이다. 전체 예상 조성 규모는 약 9,400가구에 이른다.
문제는 매물 진입장벽은 상당히 높은 편이라는 점이다. 게다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실거주 요건이 적용되어 대출과 전세도 어려운 편이다. 하지만 이러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매물만 나오면 빠르게 거래가 성사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그야말로 전적으로 ‘현금 부자’들의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는 셈이다. 성수 1~4지구는 과거 서울시 정책 변화와 행정 절차 지연으로 개발 속도가 느렸지만, 2021년 ‘신속통합기획’ 대상지로 선정되면서 사업이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았다.
이에 따라 조합원 지위를 얻기 위한 매수 경쟁도 치열해졌고 그 여파로 매물 가격도 가파르게 올랐다. 업계에서는 향후 완공 시점에 전용 84㎡ 기준 시세가 60억~7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본다.
그러나 최근에는 금융당국의 6·27 대출 규제 여파로 매수세가 다소 위축되면서 거래는 일시적으로 소강 상태에 접어든 모습이다.
다만 집주인들은 여전히 시세 상승을 기대하며 매물을 거두거나 호가를 상향 조정하는 분위기다. 공인중개사들은 "개발 기대감과 입지 프리미엄을 고려하면 중장기적으로 우상향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2층 빌라가 50억원에 매매돼
실제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성수1지구에서 지난 5월 말 거래된 대지 83㎡ 규모의 다가구 주택은 27억 원에 손바뀜됐다. 이는 3.3㎡당 약 1억750만 원 수준이다.
또한 대지면적 208㎡, 2층짜리 1988년 준공 주택은 50억4000만 원에 매매되며 3.3㎡당 8,000만 원 선에 거래됐다. 현재 대출과 전세가 모두 제한됐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수십억원의 전액 현금을 보유해야 사실상 진입이 가능한 수준이다.
지난 1년간 성수동1가에서 체결된 단독·다가구 주택 매매는 총 26건으로 평균 거래가는 약 45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절반 가까운 10건이 50억 원을 넘겼으며 최고 거래가는 95억 원으로 나타났다.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서울숲이 처음 들어섰을 당시 3.3㎡당 3천만 원 하던 땅값이 이제는 2억 원까지 올랐다"라며 "제주도, 대구, 부산, 광주 전국의 자산가들이 성수동 매물을 찾는 전화를 받는다"라고 말했다.
성수 1~4지구의 정비구역 전체 면적은 약 53만㎡로 모두 평지로 구성되어 있고 한강변을 따라 성수대교와 영동대교 사이에 위치해 있다. 대부분 남향 조망이 가능하면서 초고층 아파트 단지 개발이 허용된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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