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끝내 못 한 오찬 메뉴가 호텔에 남겨진 내부 문건으로 공개됐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17일(현지 시간) 미국 공영 NPR은 미국과 러시아 간 정상회담이 열린 15일 알래스카 앵커리지 한 호텔에서 양국 회담 관련 기밀이 적힌 국무부 내부 문건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문건에는 '푸틴 대통령을 기리기 위한 오찬'으로 간단한 3코스 식사가 예정돼 있다고 적혔다. 전채로 그린 샐러드, 본식으론 필레 미뇽(안심)과 '핼리벗 올림피아'가 제공될 예정이었다. 디저트론 크렘 브륄레를 준비했다.
'핼리벗 올림피아'는 소박한 현지 음식으로, 얇게 썬 양파를 버터에 볶은 뒤 핼리벗 위에 올려 마요네즈, 파르메산 치즈, 빵가루 등을 덮어 구운 요리다.
핼리벗은 알래스카 연안에서 주로 잡히는 가자미목 대구과 흰살생선인데, 알래스카 특산 음식을 대접하려는 트럼프 대통령 의중으로 풀이된다.
오찬에 미국 측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수지 와일스 대통령 비서실장,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가 배석할 예정이었다.
러시아 측 배석자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유리 우샤코프 대통령 외교 담당 보좌관으로 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 기념 선물로 미국 국조인 흰머리수리 탁상용 조각상을 증정할 계획이라는 내용도 담겼다.
이 같은 내용의 문건은 호텔 공용 프린터에 덩그러니 놓여있었고, 한 투숙객이 제보하면서 공개됐다.
총 8쪽 분량으로 구체적인 회담 장소와 시간, 담당 공무원의 전화번호 등도 적혀 있었다. 미국 정부 직원이 작성했다가 실수로 놓고 간 것으로 보인다고 NPR은 추정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오찬은 실제 이뤄지진 않았다. 양국 정상은 오찬을 겸한 확대 회담까지 계획했지만, 소수의 참모만 배석한 회담을 2시간30분가량 진행한 뒤 남은 일정을 취소했다.
문건 유출에 대해 애나 켈리 백악관 부대변인은 "여러 장으로 된 점심 메뉴"라며, 문서를 공용 프린터에 두고 온 건 정보 보안 측면에서 문제 될 게 없다고 일축했다.
토미 피곳 국무부 대변인은 뉴욕타임스에 보낸 이메일 논평에서 "NPR은 회담을 통한 평화로의 역사적 진전을 보도하진 않고, 점심 메뉴에 대한 얘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어이없다"는 입장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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