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충남소방본부 (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
이태원 참사 현장에 투입된 뒤 우울증을 앓아온 소방관이 실종돼 경찰·소방 당국이 약 1주일째 수색을 벌이고 있다. 해당 소방관이 2022년 이태원 참사 현장에 지원을 나간 뒤 우울증 진단을 받고 최근까지 치료를 받아 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소방공무원들의 심리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국 소방공무원 6만 1087명을 대상으로 한 마음건강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외상 사건에 12회 이상 노출된 소방공무원의 비율은 13.5%, 15회 이상은 10.5%였다. 두 지표 모두 2023년보다 0.2%P 하락했다. 외상 사건 비율은 감소했지만 소방공무원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는 2024년 7.2%로 지난해(6.5%)에 비해 0.7%p 상승했다.
우울도 6.5%, 자살위험 5.2%로 지난해에 비해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청-분당서울대병원 공동 조사에서도 소방공무원 43.9%가 우울·수면장애 등 심리 질환 위험군에 속하며 자살 고위험군은 4.9%에 달한다고 보고된 바 있다.
더 큰 문제는 최근 5년간 전국 소방공무원의 자살률이 순직자의 5배에 이르고 있다는 점이다. 대전시는 이러한 정신건강에 문제를 겪는 소방공무원을 위해 각 서별로 1명의 상담원을 배치해 상담을 진행하는 ‘찾아가는 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대전 소방본부 관계자는 “모든 직원은 매년 1번의 상담을 필수로 받고 있다”며 “상담을 통해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면 병원 진료 및 약물 비용 지원과 스트레스 회복력 프로그램을 통해 심리 회복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매년 설문조사를 통해 위험한 대상들을 관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해 ‘찾아가는 상담실’ 운영을 통해 전국에서 102명의 상담사가 활동했고 총 7만 9453건의 상담이 진행됐다. 그러나 이번 실종된 소방관 처럼 정신건강 문제를 겪는 소방공무원의 비율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소방관 A 씨는 “참혹한 현장의 경우 머릿속에 박혀 잊혀지지 않는다. 지금도 가끔 꿈에 나오는 현장들도 있다. 주변 동료들도 마찬가지”라며 “상담 지원 등 다양한 지원이 있지만 매일 현장에 투입되다보니 상담을 지속적으로 받기 어려워 계속 쌓이는 스트레스를 풀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주빈 기자 wg955206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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