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익 지키고, 외교적 공간 넓히기 위해"
"진짜 유능한 안보는 평화를 지키는 것"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 추모사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회 을지국무회의 및 제37회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포인트경제]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오전 대통령실에서 제1회 을지국무회의를 주재하고 "급변하는 대외 여건 속에서 대한민국의 국익을 지키고 외교적 공간을 넓혀가기 위해선 남북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라며 "기존 남북 합의 중 가능한 부분부터 단계적인 이행을 준비하라"고 관련 부처에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진짜 유능한 안보는 평화를 지키는 것"이라며 "싸워서 이기는 것보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게 낫고, 그것보단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 상태가 확실한 안보"라고 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철통 같은 대비 태세를 굳건하게 유지하는 바탕 위에서 긴장을 낮추기 위한 발걸음을 꾸준하게 내딛는 용기다. 작은 실천들이 조약돌처럼 쌓이면 상호 간 신뢰가 회복될 것이고 평화의 길도 넓어져서 남북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그런 토대도 마련될 것"
이날부터 나흘간 실시하는 을지연습과 관련해선 "국가 제1책무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라며 "민·관·군이 참여하게 되는데 실질적·실효적 연습이 되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국제 질서 재편, 인공지능 등 신기술 급속 발전, 기후변화로 인한 안보 개념도 매우 많이 변화하고 있다"며 "전통적인 군사 위협을 넘어서서 경제, 기술, 환경 요소 등이 뒤얽힌 복합 위기에 대비한 통합적인 안보 역량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발언하는 이재명 대통령 /사진=뉴시스
또한 이 대통령은 문화예술 콘텐츠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 의지를 재차 밝혔다. 특히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끈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언급하며 "케이 문화 강국을 향한 여정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겠다"고 했다. 또 "관계 부처는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팔길이 원칙에 입각해서 케이 컬쳐의 글로벌 확산 전략 수립과 지원, 그리고 케이팝 등 관련 시설 인프라 확충을 포함해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인 이날 "김대중이 먼저 걸었던 길이 대한민국이 나아갈 미래"라며 "대통령께서 앞장서 열어주신 그 길 따라서, 멈추지 않고 직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 서거 16주기 추모식'에서 이 대통령은 강훈식 비서실장이 대독한 추도사를 통해 "격동하는 위기의 시대, 거인 김대중의 삶에서 답을 찾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리운 16년의 세월을 지나, 우리 모두 어느덧 '김대중 없는 김대중의 길' 위에 서 있다"며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던 말씀은 민주주의를 지키는 나침반으로 거듭나, 국민 주권이 흔들렸던 역사적 순간마다 우리를 일깨웠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역사는 기억하는 이들의 것이며, 희망은 실천하는 이들의 몫"이라며 "격동하는 위기의 시대, 거인 김대중의 삶에서 답을 찾겠다"라고 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1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 서거 16주기 추모식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추모사를 대독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때로 지칠 때마다, 때로 멈추고 싶을 때마다 거인의 치열했던 삶을 떠올리겠다"며 "흔들림 없이 '국민이 주인인 나라', '함께 잘 사는 나라', '평화가 강물처럼 넘쳐흐르는 나라'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 추모사 전문
<‘김대중 없는 김대중의 길’ 위에서>
산뜻하게 불어오는 바람 한 점에도 그리움이 스며드는 그 이름, 김대중 전 대통령님을 추모합니다.
군부독재의 군홧발 아래 국민의 삶이 짓밟혔던 시절, 김대중은 ‘희망의 이름’이었습니다.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겨울을 견뎌 끝내 봄을 꽃피울 수 있다는 ‘소망의 이름’이었고 모진 고난 앞에서도 꿈을 잃지 않으면 새 나라를 만들 수 있다는 ‘기회의 이름’이었습니다.
차가운 감옥 벽을 뚫고, 머나먼 망명의 길을 뛰어넘어 거목(巨木)의 뿌리는 더 깊어졌고, 가지는 더 멀리 뻗어나갔습니다. 그로 인해 멈췄던 민주주의가 다시 숨을 쉬고, 서로 다른 생각을 지닌 이들이 통합과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습니다.
대통령님 떠나시고 한동안 우리를 지배한 것은 ‘김대중 없는 시대’를 살아가야 한다는 슬픔과 두려움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리운 16년의 세월을 지나, 우리 모두 어느덧 ‘김대중 없는 김대중의 길’ 위에 서 있습니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던 대통령님의 말씀은 민주주의를 지키는 나침반으로 거듭나, 국민 주권이 흔들렸던 역사적 순간마다 우리를 일깨웠습니다.
대통령님이 남기신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은 혼돈 속에 번영의 새 길을 찾아내야 할 우리의 길잡이가 되었습니다.
역사는 기억하는 이들의 것이며, 희망은 실천하는 이들의 몫입니다.
격동하는 위기의 시대, 거인 김대중의 삶에서 답을 찾겠습니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IMF 국난 속에서 IT강국의 초석을 놓았고, 복지국가와 문화강국의 토대를 마련했습니다. 숱한 역경에도 언제나 한발 앞서 나라의 미래를 설계했습니다. 온갖 음해를 이겨내며 한반도의 봄을 앞당겼고, 끝내 조국과 민족에 자신을 바쳤습니다.
누구보다 국민의 저력을 믿었던 위대한 민주주의자.
오직 국익과 민생을 우선하며 위기를 기회로 바꿔낸 실용주의자.
김대중 대통령께선 끝난 줄 알았던 그 길의 끝에서 스스로 길이 되어주셨습니다.
대통령께서 앞장서 열어주신 그 길 따라서, 멈추지 않고 직진하겠습니다. 때로 지칠 때마다, 때로 멈추고 싶을 때마다 거인의 치열했던 삶을 떠올리겠습니다.
김대중이 키워낸 수많은 ‘행동하는 양심’들을 믿고 흔들림 없이 ‘국민이 주인인 나라’, ‘함께 잘 사는 나라’, ‘평화가 강물처럼 넘쳐흐르는 나라’를 향해 나아가겠습니다.
그곳에서, 변함없이 우리의 등불로 함께 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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