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국채 ‘진공청소기’ 될 것"…엔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코앞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日국채 ‘진공청소기’ 될 것"…엔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코앞

이데일리 2025-08-18 11:05:19 신고

3줄요약
출처=챗GPT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일본정부가 엔화에 연동한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 올 가을 일본 최초로 시장에서 유통될 예정이다. 금융청(FSA)은 도쿄 소재 핀테크 기업 JPYC를 이달 말 자금이동업자로 등록할 예정으로, 등록 완료 직후 엔화 표시 스테이블코인 ‘JPYC’ 판매를 시작한다.

◇1JPYC=1엔…예금 및 일본 국채 기반

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크립토폴리탄 등 가상자산 전문지 등에 따르면 JPYC는 1JPYC=1엔의 가치를 유지하며, 은행 예금과 일본국채(JGB)를 담보 자산으로 활용한다.

현재로서 JPYC의 주된 사용처는 국제 송금이다. JPYC를 이용하고자 하는 개인, 기업, 기관투자자는 구매를 신청하고 대금을 송금하면 보유 중인 전자지갑(웰렛)에 JPYC가 송금된다. JPYC는 해외 유학생에게 보내는 송금 등 국제 송금 수단 외에도 기업간 결제나 블록체인 기반 자산운용 서비스인 디파이(DeFi) 등 다양한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금리 차이에서 수익을 노리는 ‘캐리 트레이드’ 거래에 JPYC를 활용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닛케이에 따르면 향후 3년간 1조엔 규모 발행을 목표로 하며, 가상자산에 투자하는 헤지펀드나 고액 자산가의 자산을 관리하는 패밀리오피스 등 복수 기관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고 한다.

JPYC의 공식적인 수단 외에도 주목할만한 역할은 엔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활성화되면서 일본 국채 수요도 커진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이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활성화를 통해 노리는 것과 비슷하다. JPYC가 같은 모델을 따른다면, 일본은 국채 시장을 지탱하는 새로운 비은행 기관투자자층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오카베 노리타카 JPYC 대표는 엑스(X, 옛 트위터)에 “스테이블코인은 국채를 빨아들이는 거대한 진공청소기 같은 존재”라며 “스테이블코인의 발행사인 테더나 서클은 미국 채권의 주요 구매자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일본에서도 이제부터 JPYC가 일본국채를 사들일 것”이라며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늘지 않는 국가의 국채금리는 앞으로 점점 올라갈 것. 일본국채의 금리는 JPYC의 어깨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주택담보금리가 올라가고 싶지 않은 직장인이나 은행 대출 금리가 올라가고 싶지 않은 경영자/자영업자는 JPYC에 주목해주세요”라고 덧붙였다.

다만 위험도 존재한다. 국채 가격이 하락할 경우 담보 가치가 줄어드는 ‘디페깅(페그 붕괴)’ 우려가 대표적이다. 한 이용자가 “국채 가격이 하락해 담보가치가 떨어지면 어떻게 되느냐”고 질문하자 오카베 대표는 “그 경우 발행사가 책임을 진다”며 “국가가 무너지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도 같이 무너져도 괜찮다는 규제”라고 답했다.

그는 또 유통시장에서 국채 유동성이 줄거나 가치가 하락하면 스테이블코인 역시 1엔 미만으로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JPYC 보유자가 언제든 1JPYC를 1엔에 발행사인 JPYC에 환매할 수 있는 만큼 가격은 즉각적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JPYC는 발행액의 101%를 일주일 내 예치해야 하는 규정을 통해 유동성 부족 리스크를 완화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국채 이자 수익은 스테이블코인 보유자에게는 돌아가지 않는다. 이익은 발행사에 귀속되며 사용자에게 이자 지급은 금지된다. 다만 신용카드 포인트 같은 소소한 혜택은 허용된다.

◇日2023년 관련 제도 정비…홍콩은 위안화 실험장으로

일본은 2023년 개정된 자금결제법에서 스테이블코인을 ‘통화 표시 자산’으로 정의하고, 은행·자금이동업자·신탁회사의 발행을 허용했다. 이번 JPYC는 그 제도를 기반으로 해 발행이 이뤄지는 첫 사례이다. 닛케이는 JPYC 외에도 여러 핀테크 기업이 엔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특히 자금이동업자 자격을 확보한 업체들이 관련 준비를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유사 사례가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현재 2500억 달러(약 346조원) 규모로, 테더(USDT)와 서클(USDC) 등 달러 연동 토큰이 99% 이상을 점유한다. 커지는 시장 규모에 다른 나라 역시 제도 정비 및 시행에 나서고 있다. 미국 금융 대기업 씨티그룹은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2030년까지 최대 3조 7000억 달러(약 5129조원) 규모로 성장할 수 있으며, 이는 현재의 10배 이상이라고 예측했다.

홍콩은 지난 1일부터 스테이블코인 면허 제도를 시행했다. 홍콩 금융관리국(HKMA)은 홍콩달러·미달러 연동 토큰 발행을 우선 허용하고, 장차 역외 위안화 시장을 활용한 위안화 연동 스테이블코인 발행 가능성도 열어뒀다. 중국은 본토 내 가상자산 거래를 금지하면서도, ‘일국양제’ 체제의 홍콩을 “가상자산 실험장”으로 삼고 있는 셈이다.

한국도 스테이블코인 논의가 뜨겁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전부터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새 정부는 법제화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여야는 경쟁적으로 관련 법안을 제출했고, 시장에서는 카카오·네이버 등 IT주가 수혜 기대감으로 급등하기도 했다. 다만 한국은행은 “금융정책과 결제시스템에 미칠 파급효과가 불확실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달러나 엔화, 위안화와 달리 국제통화로서 위치가 불확실한 만큼 수요가 제한되고,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 등이 나온다.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