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었음” 청년 48만명… 최근 5년간 경제적 손실 53조원 [한경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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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었음” 청년 48만명… 최근 5년간 경제적 손실 53조원 [한경협]

뉴스로드 2025-08-18 10:56:3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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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협 표지석/연합뉴스
한경협 표지석/연합뉴스

일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이른바 ‘쉬었음 청년’이 급증하면서 우리 경제에 막대한 비용을 유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인협회는 18일 이미숙 창원대 교수에게 의뢰한 ‘쉬었음 청년 증가에 따른 경제적 비용 추정’ 연구 보고서를 통해, 최근 5년간(2019~2023년) 발생한 경제적 손실 규모가 총 53조 4000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연평균 10조 6800억 원 수준으로, 단일 사회 현상으로는 눈에 띄는 수치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만 15~29세 청년 인구는 2019년 966만 명에서 2023년 879만 명으로 약 87만 명 감소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쉬었음’ 청년은 43만 2000명에서 48만 1000명으로 늘었다. 코로나19가 정점을 찍었던 2020년에는 53만 8000명까지 급증한 뒤 일시적으로 감소했지만, 2023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특히 청년 인구 자체는 줄고 있음에도 ‘쉬었음’ 청년 비율은 오히려 확대됐다. 청년 인구 대비 비율은 2022년 5.21%에서 2023년 5.47%로 상승했으며, 전체 인구 대비 비율도 같은 기간 0.90%에서 0.93%로 올랐다. 전문가들은 “청년층의 구조적 고용난과 경기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면서 단순한 경기순환 요인이 아닌 구조적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표=이미숙 교수 보고서]
[표=이미숙 교수 보고서]

보고서는 성별·학력별 특징도 주목했다. 최근 5년간 ‘쉬었음’ 청년 중 남성 비중은 여성보다 꾸준히 높았으며, 격차도 더 벌어졌다. 2019년 남성 비중은 56.3%였으나 2022년에는 58.4%까지 증가했고, 같은 기간 여성은 43.7%에서 41.6%로 감소했다. 비록 2023년 남성이 소폭 줄고 여성이 소폭 늘었지만, 장기적으로는 남성 청년의 취업 회피 현상이 더 두드러진다는 평가다.

또한 고학력 ‘쉬었음’ 청년의 증가세도 눈에 띈다. 대학교 이상 학력을 지닌 청년은 2019년 15만 9000명에서 2023년 18만 4000명으로 약 2만 5000명 늘었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36.8%에서 38.3%로 확대됐다. 보고서는 “고학력 청년일수록 노동시장 진입을 신중히 결정하는 경향이 크고, 경기 상황에 탄력적으로 반응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는 역설적으로 높은 생산성을 지닌 인력이 사회적 자원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경제적 손실 규모는 ‘쉬었음’ 청년이 벌 수 있었던 잠재 소득과 고용주의 사회보험 부담금을 합산하는 방식으로 산출됐다. 연구팀은 비슷한 특성을 가진 취업 청년의 평균 임금을 기준으로, 쉬었음 청년이 받을 수 있었던 가상 소득을 추정했다.

그 결과, ‘쉬었음’ 청년의 예상 월 임금은 2019년 155만 원(취업 청년 임금의 80% 수준)에서 2023년 179만 원(82.7%)으로 증가했다. 같은 해 취업 청년 평균 임금은 217만 원 수준이었다. 즉, 쉬고 있는 청년이 경제활동에 참여할 경우 상당한 수준의 소득을 창출할 수 있음에도, 이 잠재력이 사장되고 있는 셈이다.

[표=이미숙 교수 보고서]
[표=이미숙 교수 보고서]

연간 경제적 비용은 2019년 8조 9000억 원에서 2023년 11조 5000억 원으로 늘었다. 코로나19 여파가 컸던 2020년에는 11조 4000억 원을 기록하며 급등했는데, 이후 감소세를 보이다가 2022년 이후 다시 증가세로 전환됐다. 보고서는 “쉬었음 청년의 경제적 비용은 일시적 요인보다 구조적 요인에 의해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라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맞춤형 지원과 조기 개입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교육 수준별 정책 차별화 △쉬었음 청년의 조기 발견 및 정보 공유 시스템 구축 △심리·회복 지원 프로그램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청년들의 무기력 해소를 위한 ‘심리 회복 프로그램’, ▲단기 업무 경험을 제공하는 ‘회복형 근로장학제도’, ▲생활·진로를 함께 설계해 주는 ‘청년 동행 매니저 제도’ 등이 제안됐다. 이는 단순히 일자리 매칭 차원을 넘어, 심리적·사회적 지원을 병행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상호 한국경제인협회 경제산업본부장은 “경기 부진 장기화로 기업의 신규 채용이 줄어들면서 청년 취업난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며, “청년층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지원정책과 함께 내수 진작, 규제 완화 등을 통해 기업 활력을 높여야 신규 고용 여력도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쉬었음’ 청년 현상을 일시적 경기 침체가 아닌 구조적 고용난의 신호로 보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와 맞물려 청년층 규모가 줄고 있음에도 비경제활동 인구가 늘어나는 것은 한국 노동시장의 이중구조와 불안정성, 장기적인 경기침체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것이다.

이 교수는 “쉬었음 청년의 문제는 단순히 개인의 선택이나 태만으로 치부할 수 없다”며, “사회 전반의 고용 안정망과 심리적 지원 체계가 부족한 상황에서 청년층의 ‘쉬었음’ 현상은 앞으로 더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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