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일본, 라피더스 2나노 기술 유출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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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일본, 라피더스 2나노 기술 유출 의혹

포인트경제 2025-08-18 10:29:37 신고

3줄요약

대만 검찰, TSMC 2나노 공정 자료 유출 수사 착수
TEL·라피더스 연루 의혹…일본 반도체 업계 ‘촉각’
초기 협력 관계서 신뢰 균열 가능성 대두
향후 5단계 시나리오…관계 재정립이 관건

[포인트경제] 일본의 차세대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ラピダス)가 대만 TSMC(台湾積体電路製造)의 2나노(2nm) 공정 기술 유출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양측의 미묘한 협력 구도에 변화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기술 유출이 발생했다고 전해지는 TSMC/토요신문 갈무리(포인트경제) 기술 유출이 발생했다고 전해지는 TSMC/토요신문 갈무리(포인트경제)

대만 고등검찰청 지식재산분국은 지난 5일, TSMC의 영업비밀을 부정 취득한 혐의로 전·현직 직원 3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현지 언론과 IT 전문 매체들은 유출된 자료가 ‘2나노 공정 통합 기술 사진 수백 장 이라고 전했다. 수사는 일본 반도체 장비사 도쿄일렉트론(TEL)과의 연계 정황, 나아가 라피더스와의 연결 가능성까지 포함해 진행 중이다.

사건은 7월 말 TSMC 내부 보안 모니터링에서 시작됐다. 인트라넷 접근 기록에서 이상 징후가 포착되자, 대만 당국이 디지털 포렌식 분석에 착수했다. 일부 직원이 공정 이미지 파일을 외부에 전달한 정황이 드러났으며, TEL은 대만 법인 소속 직원을 해고하고 수사에 협조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유출 자료의 성격에 대해서는 “공정 일부를 촬영한 참고 이미지 수준”이라는 평가와 “핵심 노하우 유출”이라는 경고가 엇갈린다. 대만 정부 고위 관계자는 “자료가 조각화(compartmentalized)돼 있어 단독으로는 즉시 활용이 어렵다”고 전했다.

이번 의혹은 곧 일본 측으로 시선이 향했다. 일부 해외 매체는 TEL 소속 직원이 라피더스 측과 접촉했을 가능성을 보도하며, 라피더스가 2나노 양산 경쟁에서 TSMC와 맞붙는 만큼 ‘동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일본 경제지들은 TEL이 TSMC의 핵심 장비 공급사이자 장기간 파트너라는 점을 들어 조직적 개입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 라피더스 역시 공식적으로 관련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라피더스와 TSMC의 관계는 원래 협력 기반 위에 출발했다. 지난해 2월, TSMC는 일본 구마모토 현에 위치한 JASM(소니·도요타 등 합작) 공장을 개장했으며, 연말부터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라피더스는 정부 보조와 IBM, IMEC 등과의 기술 제휴를 바탕으로 홋카이도 지토세(千歳)에 2나노 생산 거점을 구축 중이다. 대량 양산 대신 고성능 맞춤형 칩 중심의 차별화 전략을 표방해 왔으며, 초기에는 시장 구도가 상호 보완적이었다.

그러나 이번 유출 의혹은 양측 신뢰에 균열을 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TEL이 TSMC와 라피더스 모두와 밀접한 관계를 가진 만큼, 공급망 전반의 보안 신뢰도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조사 결과에 따라 라피더스와의 협력 기류가 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향후 전개는 크게 다섯 단계로 전망된다.

첫째, 대만 수사기관의 포렌식 분석을 통한 유출 경로와 자료 성격 규명이 우선이다. 단순 사진 전송에 그쳤는지, 공정 레시피나 수율 개선 노하우까지 포함되는지가 관건이다.

둘째, TEL과 라피더스의 내부 감사 결과가 공개돼야 한다. 조직 차원의 개입이 없음을 명확히 증명할 수 있어야 신뢰 회복이 가능하다.

셋째, 협력사 보안 체계 전반을 재점검하는 정책 대응이 뒤따를 것이다. NDA 강화, 접근권한 재설계, 클린룸 보안, 촬영 장비 반입 제한 등 물리·디지털 보안 조치가 확대될 전망이다.

넷째, 대만과 일본 정부 차원의 ‘핵심기술 보호’ 공동 가이드라인 마련 논의가 필요하다. 첨단 반도체가 국가 안보 영역으로 인식되는 흐름 속에서 협의체 구성이 불가피하다.

마지막으로, 조사와 대응의 투명성에 따라 TSMC와 일본 반도체 기업 간의 관계는 재정립될 수 있다. 신뢰 회복에 성공하면 협력이 지속되겠지만, 반대로 불신이 심화될 경우 경쟁 구도로 기울 수 있다.

업계에서는 실무 차원의 리스크 완화를 위해 고객사 비밀유지계약(NDA) 재확인, 개발망과 사무망의 완전 분리, 원격근무 시 접근제한 강화, 내부 보안교육 확대 등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라피더스의 2나노 로드맵 자체가 당장 흔들리진 않겠지만, 이번 사건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기술 경계선이 얼마나 민감한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

[포인트경제 도쿄 특파원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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