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컬경제] 관세 다음은 환율...트럼프發 후폭풍 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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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컬경제] 관세 다음은 환율...트럼프發 후폭풍 준비해야

뉴스컬처 2025-08-18 10:19:4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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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가별 상호관세 부과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다시금 ‘미국 우선주의’ 깃발을 들었다. 미국 경제 회복과 제조업 부활을 명분으로 내건 그의 정책이 현실화되면서, 세계 무역질서가 또다시 출렁이고 있다.

이 가운데 ‘환율’이 차기 통상 카드로 부상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고율 관세 정책이 글로벌 기업들의 반발과 공급망 왜곡 등으로 실효성이 낮아지자, 트럼프 진영이 달러 약세 유도를 통해 ‘미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우회 전략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연방준비제도 임시 이사로 스티븐 미란 백악관 자문을 지명했는데, 그는 ‘마러라고 합의’라는 통화 협정 구상을 언급한 바 있다. 이는 1985년 플라자합의처럼 주요국 통화가치를 끌어올리고 달러 가치를 인위적으로 낮추는 시나리오다. 선(先) 관세, 후(後) 환율 절하라는 2단계 전략은 트럼프식 통상정책의 본질을 반영한다.

물론 이 시나리오가 실현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중국, 유럽연합, 일본 등 주요국이 자국 통화의 급격한 절상을 받아들일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통화절상은 수출 둔화, 경기침체로 이어지는 정치적 부담이 크다. 더욱이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성과 협상 신뢰 부족은 ‘합의’라는 단어 자체를 어렵게 만든다.

하지만 가능성이 낮다고 해서, 우리 경제에 영향이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미국의 일방적 환율 압박은 충분히 현실화될 수 있으며, 그 불똥은 곧바로 원화 환율로 튈 것이다.

한국무역협회가 지난 13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 하락(원화 가치 상승)할 경우, 우리나라의 수출은 0.25% 감소, 수입은 1.31%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단순히 숫자 차이 이상의 문제다. 원화 강세가 지속되면 수출기업은 환차손을 피하려 수출단가를 올릴 수밖에 없고, 이는 수출물량 감소로 직결된다. 가격 경쟁력을 잃는 순간, 해외 시장은 빠르게 등을 돌린다.

반대로 수입 측면에서는 원화 강세가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생산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 특히 제조업(4.4%), 석유화학(7.2%), 1차 금속(6.0%) 등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업종에는 긍정적인 파급이 기대된다. 환율 하락이 꼭 나쁘지만은 않다는 점이다. 다만 문제는 '예측할 수 없는 하락’이다.

변동성은 더 큰 위험 요인이다. 환율 변동성이 1%포인트 커질 경우, 수출물량은 1.54%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환헤지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고, 거래처와의 계약 자체가 지연되거나 무산될 수 있다. 단기적 리스크가 반복되면 중장기 전략 수립 자체가 흔들린다.

1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1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지금 한국 경제가 직면한 현실은 단순한 ‘환율 방어’ 수준이 아니다. 글로벌 통상 질서 변화 속에서 우리 기업이 환율 변동에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가가 관건이다. 정부는 통화스와프 확대, 외환시장 안정장치 강화, 수출기업에 대한 환리스크 대응 지원 등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환율은 이제 단순한 수치가 아닌 통상전쟁의 전장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통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강세로 가는 것은 어쩌면 불가피한 흐름일 수 있다. 중요한 건 그 흐름에 어떻게 올라탈 것인가, 그리고 무너지지 않고 버틸 수 있는 체력과 전략이 있는가이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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