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훈 수사단장에 "혐의자·혐의 빼라"…박상현 7여단장도 피의자 조사
오늘 오후 김용현 전 국방장관 동부구치소 방문조사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권지현 기자 =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은폐 의혹의 주요 인물 중 한 명인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이 18일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에 소환됐다.
유 전 관리관은 이날 오전 9시 33분께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로 출석했다. 그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등 혐의로 고발된 피의자 신분이다.
유 전 관리관은 "(2023년) 7월 31일 국방부 회의에서 혐의자 축소 지시받았나", "오늘 조사에서 어떤 점을 위주로 답변할 건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조사에 성실하게 말씀 잘하겠다"고 답했다.
"박정훈 대령에게 '혐의자 한정해 이첩하라'고 말한 것이 맞느냐", "기록 회수 자체가 위법하다는 생각을 했느냐", "수사 기록 회수에도 관여했다는 의혹이 있는데 입장은" 등의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았다.
유 전 관리관은 2023년 7∼8월 채상병 순직 사건을 초동 조사한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게 여러 차례 전화해 '혐의자와 혐의 내용, 죄명을 (조사보고서에서) 빼라'며 외압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다.
같은 해 8월 2일 해병대 수사단이 임성근 당시 해병대 1사단장 등 8명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경북경찰청에 이첩한 사건 수사 자료를 당일 국방부 검찰단이 압수영장 없이 위법하게 회수하는 과정을 주도하고, 이후 국방부 조사본부가 사건을 재검토해 혐의자를 8명에서 2명으로 줄이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도 있다.
유 전 관리관은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등 윗선의 지시를 받고 경찰과 수사 자료 회수를 협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앞서 유 전 관리관은 지난해 4월 채상병 사건을 수사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두 차례 소환돼 강도 높은 수사를 받은 바 있다.
특검팀은 아울러 이날 채상병 사건 당시 1사단 7여단장을 맡은 박상현 전 여단장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그는 "(임성근) 사단장이 수중 수색을 명시적으로 지시한 적 있나", "임 사단장이 현장 지도 시 어떤 점을 강조했나", "(장병들에게) 입수하지 말라고 지시했나" 등 취재진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고 조사실로 향했다.
박 전 여단장은 채상병 사건 발생 당시 최선임 현장 지휘관으로 포병대대장들에게 현장 상황을 지시하는 위치에 있었다. 앞서 경북경찰청은 박 전 여단장과 대대장 등 6명을 검찰에 송치한 바 있다.
특검팀은 박 전 여단장을 상대로 당시 장병들을 수중 수색에 투입한 배경과 임 전 사단장의 지시가 있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을 예정이다.
아울러 특검팀은 이날 오후 서울동부구치소를 방문해 구속 상태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조사할 계획이다.
김 전 장관은 2023년 7월 31일 이른바 'VIP 격노' 회의에 경호처장 신분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 동석한 인물로, 특검팀은 김 전 장관에게 당시 채상병 사건 관련 보고 내용과 윤 전 대통령의 반응, 이후 후속 조치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sh@yna.co.kr, fa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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