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내 면세업계가 2분기 실적에서 희비를 드러냈다. 다이궁(중국인 보따리상) 의존도를 줄이고 인천공항 매장을 철수한 롯데면세점은 매출 감소에도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외국인 관광객 증가 효과에도 불구하고 고임대료 부담을 안은 신라·신세계면세점은 나란히 적자를 기록했다. 여기에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임대료 조정을 둘러싼 갈등까지 겹치면서, 최악의 경우 또다시 대규모 철수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8일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2분기 매출은 66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3%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65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1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흑자다. 회사 측은 고환율과 경기 침체 등으로 매출은 줄었지만 다이궁 수수료 절감, 마케팅 강화에 따라 수익성이 향상됐다고 분석했다.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면세구역 내 면세점 모습. © 연합뉴스
반면 신라와 신세계면세점 실적은 악화했다. 2분기 신라면세점은 113억원, 신세계면세점은 15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지난해 3분기부터 줄곧 적자 상태다. 현대면세점은 2분기 영업손실 규모(-13억원)를 지난해(-39억원)보다 줄였다.
인천공항 정상 매장 전환에 따른 임차료 증가 부담이 고스란히 적자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업체 간 실적 희비는 인천공항 입점 여부에 따라 갈리는 모양새다.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권 입찰에서 탈락해 2023년 7월 철수했고, 신라·신세계가 최대 사업자가 됐다. 두 업체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면서 면세점 매출의 증가를 기대하고 공격적으로 입찰가를 써냈다.
인천공항 여객 수는 지난해 3531만명까지 늘며 코로나 이전 수준을 넘었지만 공항 면세점 매출은 그만큼 오르지 않았다. 올리브영·다이소로 외국인의 발길이 옮겨간 데다 내국인의 경우 공항 대신 온라인 면세점 이용이 늘어서다.
이에 신라와 신세계면세점은 현재 임대료를 40% 인하해달라는 조정 신청을 법원에 냈으나, 인천공항공사가 불수용 입장을 밝히면서 교착 상태에 빠졌다.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을 운영하는 인천공항공사는 공개 입찰로 확정된 금액을 낮출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공사는 지난 12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신라, 신세계 면세점이 입찰당시 최고가 투찰 방식에 따라 사업권을 획득한 후 임대료 감액을 요구하는 것은 입찰의 취지와 공공성, 기업의 경영책임을 회피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또한 오는 28일로 예정된 2차 조정기일에도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 중이다.
협상이 결렬될 경우 신라·신세계면세점은 철수나 본안 소송 등 최후 수단까지 검토하며 배수진을 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면세점의 인천공항 철수는 처음이 아니다. 2017년 당시 중국과의 사드 갈등으로 인한 한한령이 불거지면서 국내 면세점업이 직격탄을 입었다. 이로 인해 업계 1위였던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의 돌발변수 상황에 따른 임대료 조정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1869억원의 위약금을 물고 중도 철수했다.
공사에 따르면 신라·신세계면세점이 면세점 계약 해지를 할 경우 업체들이 부담해야 할 위약금은 각각 1900억원 수준이다. 해지하더라도 6개월 의무이행 조건에 따라야 한다.
공사 관계자는 "높은 입찰가를 제시하고 향후 임대료를 낮춰달라는 것은 공정해야 할 입찰제도의 취지와 질서를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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