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5대 빅 리그로 꼽히는 프랑스 리그앙에서 권혁규가 주전 미드필더로서 새 도전을 시작했다. 이적 후 첫 공식전에 선발 출장해 준수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18일(한국시간) 프랑스 낭트의 스타드 드 라 보주아르에서 2025-2026 프랑스 리그앙 1라운드를 치른 파리생제르맹(PSG)이 낭트에 1-0으로 승리했다.
코리안 더비가 벌어졌다. 낭트의 권혁규, PSG의 이강인이 나란히 선발 출장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권혁규, 공격형 미드필더 이강인은 가까운 거리에서 치열한 중원 싸움을 벌였다. 후반전에는 낭트의 홍현석도 투입돼 이강인이 빠질 때까지 잠깐이나마 한국 선수 3명이 동시에 그라운드를 누볐다. 대표팀 입지에 차이는 있지만 세 명 모두 남자 축구대표팀에 발탁됐던 선수들이다.
권혁규는 부산아이파크, 김천상무(병역의무)를 거쳐 2023년 스코틀랜드의 셀틱으로 이적했다. 셀틱에서 주전 경쟁에 어려움을 겪다 세인트미렌, 히버니안으로 연달아 임대돼 유럽 경험을 쌓았다. 그리고 올여름 미드필더 2명이 떠나가 보강이 필요했던 낭트가 권혁규의 잠재력에 주목했다. 부산 시절 피지컬 코치였던 프란시스코 칼베테 코치가 현재 낭트 소속이라 권혁규를 영입하기로 했고, 한국 선수 영입 흐름이 홍현석으로 이어졌다. 두 선수의 등번호가 각각 5번, 7번인 것도 중용할 의지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프리시즌부터 주전조에서 친선경기를 치르던 권혁규는 데뷔전을 통해 준수한 모습을 보여줬다. 팀 전체가 철저히 수비에 집중했기 때문에 포백 앞에서, 때로는 포백 사이로 들어가 아예 센터백처럼 상대가 활용할 공간을 지우는 것 외에는 별다른 플레이가 없었다. 공은 거의 잡지 못한 대신 수비적으로는 기여가 컸다. 위험지역으로 진입하는 PSG 선수의 공을 끊어내며 공 탈취 시도 3회가 모두 성공했다. 걷어내기도 2회 기록했다.
권혁규의 경쟁자는 상당히 유명한 선수다. 프랑시스 코클랭은 아스널에서 프로 데뷔했던 세계적 유망주였다. 하지만 프랑스 대표팀 주전감이라는 기대에 비해 잘 성장하지 못했고, 무적 신세를 거쳐 올해 초 낭트에 합류했다. 이날 권혁규가 교체 아웃되면서 코클랭이 투입됐다.
낭트는 전통적으로 수비형 미드필더 육성에 강한 팀이다. 특히 프랑스 대표팀이 월드컵과 유로에서 우승하며 전성기를 누렸던 시기의 디디에 데샹, 크리스티안 카랑뵈, 마르셀 드사이가 모두 낭트 출신이다. 이 시기 이후에도 클로드 마켈렐레, 제레미 툴랄랑 등 21세기 초반 대표적인 프랑스 미드필더들이 낭트에서 배출됐다.
권혁규는 다재다능함으로 어려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유럽 진출 후 오히려 캐릭터를 확립하지 못했다. 유소년 및 부산 시절 수비형 미드필더뿐 아니라 수비수, 공격형 미드필더, 심지어 측면 미드필더까지 소화할 정도로 좋은 발재간을 인정 받았다. 이처럼 재능 넘치는 선수가 프로에서는 신체조건에 가장 잘 어울리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자리잡고 성장하는 경우가 많다. 비슷한 캐릭터 중 최고 성공 사례인 기성용이 그랬다. 수비형 미드필더의 산실 낭트에서 권혁규가 주전으로 활약할 수 있다면 개인뿐 아니라 그를 주목하고 있는 홍명보호에도 큰 힘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낭트 인스타그램 캡처,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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