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투데이 최태인 기자] 지난 2014년, 삼성과 애플은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했다. 삼성은 대화면 스마트폰으로 승부수를 던졌고, 애플은 아이폰6로 응수해 시장을 다시 장악했다. 10년이 지난 지금, 양사의 경쟁은 다시 '화면 혁신'을 축으로 재점화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Canalys)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삼성의 미국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급증하며 점유율이 23%에서 31%로 뛰었다. 같은 기간 애플은 56%에서 49%로 하락했다. 애플이 여전히 미국 내 판매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10년 넘게 굳건했던 우위에 균열이 감지되는 대목이다.
삼성은 갤럭시 Z 폴드7과 Z 플립7을 포함한 신형 폴더블 스마트폰을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 공략을 강화했다. 특히 유튜브·SNS에서는 Z 폴드7의 내구성 실험 영상이 1,500만 회 이상 조회되며 화제를 모았다.
소셜 분석업체 스프라우트 소셜(Sprout Social)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삼성 프리미엄 제품 관련 언급량은 5만건 이상이었으며, 83%가 긍정적이거나 중립적인 반응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뿐 아니라 보급형 제품까지 포트폴리오를 넓혀 출하량을 크게 늘렸다. 카날리스 애널리스트 루나르 비오르호브데는 "갤럭시와 Z 라인업은 650달러부터 2400달러까지 다양한 가격대를 포괄한다"며, "모든 소비자층을 겨냥할 수 있는 전략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애플은 현재 직사각형 형태의 아이폰 라인업(829~1599달러)을 고수하고 있으나, 내달 더 얇은 '아이폰 에어(두께 5.5mm)' 모델을 선보이며 삼성 갤럭시 엣지에 대응할 예정이다. 또한 2026년 가을에는 첫 폴더블 아이폰(아이폰18 시리즈 일부)을 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JP모건체이스는 "폴더블 아이폰 가격은 1,999달러부터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스마트폰 폼팩터의 변화는 AI 기술 확산과 맞물려 있다. 삼성 폴더블은 대화면을 활용해 구글 '서클 투 서치' 같은 기능을 최적화할 수 있다. 반면 애플은 차세대 시리와 '애플 인텔리전스'가 내년으로 미뤄지며 AI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애플의 후발 주자 전략에 주목한다. JP모건의 사믹 채터지는 "애플은 언제나 기술이 성숙할 때까지 기다린 뒤 본격적으로 진입하는 방식을 택해왔다"며, "이제 폴더블이 그 시점에 도달한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시장은 이제 단순한 성능 경쟁을 넘어 폼팩터와 AI 혁신이 승부처가 되고 있다. 삼성은 선도자로서 차별화를 꾀하고, 애플은 완성형 제품으로 반격을 준비하는 양상이다. 10년 만에 다시 맞붙은 글로벌 스마트폰 빅매치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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