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박정현 기자 | 클라우드 중견기업들의 2분기 성적표가 공개됐다. 기업들의 클라우드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업황이 호조를 보였고 기업간거래(B2B) 중심의 클라우드 사업자 더존비즈온과 가비아도 각각 6.5%, 25.1%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산업 전반의 인공지능(AI) 전환 흐름은 두 기업 모두에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더존비즈온은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장 내 압도적 지위를 기반으로 AI 시너지를 더한 플랫폼 ‘ONE AI’를 출시, 10개월 만에 3800개 이상 기업이 도입했다. 가비아는 데이터센터 사업 확장으로 AI 시대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 중견에서 대기업 사이...ERP 국내 1위 '더존비즈온'
5일 더존비즈온 공시에 따르면 회사는 2분기 기존 고객을 클라우드로 이전시키는 ‘전환 전략’이 효과를 발휘해 성장했다. 매출은 1058억9000만원, 영업이익은 252억2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6.5%, 23.5% 늘었다.
ERP 3개 라인업(Lite·Standard·Extended)의 클라우드 전환이 가속화한 것이 주효했다. 각각 솔루션에 AI 기능을 본격 탑재하면서 기존 고객의 차세대 솔루션 전환이 빠르게 진행됐고 비용 절감 효과까지 더해졌다. 특히 ‘위하고(Lite ERP)’는 유지보수 고객사 632곳을 새로 확보해 전년 대비 매출이 30.3% 늘었다.
AI 기반 업무 자동화 솔루션 ‘ONE AI’도 출시 1년 만에 고객사 4400여 곳을 확보하는 등 고객층을 넓히고 있다. 프로모션 기간이 끝나고 향후 과금 고객 비중이 확대되면 매출 기여도가 커질 전망이다. 공공 및 금융 분야에 특화된 '프라이빗 AI' 출시도 주목받고 있다. 더존비즈온 관계자는 "AI 기능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AI 사업의 실적 기반을 안정적으로 다질 것"이라고 전했다.
신영증권은 더존비즈온의 클라우드 매출 비중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점쳤다. 현재 더존비즈온의 1분기 사업보고서에서 클라우드 사업부 매출 비중은 23.4%에 그치지만 4분기는 42.5%까지 상승할 것으로 봤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클라우드 솔루션은 유지보수 가격이 높아 고객 당 매출이 증대되는 효과가 있다.
더존비즈온이 이미 모든 ERP 제품군의 클라우드 버전을 확보했으며 생성형 AI 툴을 사내 개발에 적용해 외주용역비와 인건비 부담을 최소화한 건 장점이다. 하반기에는 글로벌 진출 본격화도 예고돼있다. 일본과 중앙아시아 시장에 발을 넓히고 제주은행 지분 15%를 인수해 디지털 뱅킹 사업 확장에도 나설 계획이다.
더존비즈온 관계자는 “AI의 실효성을 체감한 고객들이 클라우드 전환을 서두르면서 장기적인 매출 기반이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I 기술 고도화를 통해 솔루션 완성도를 높이고, 영업이익률도 지속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전했다.
◆ 과천 IDC로 AI 클라우드 제공 기반 다진 '가비아'
가비아는 지난해 과천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완공하면서 AI 인프라를 제공할 준비를 마쳤다.
2분기 가비아는 뚜렷한 외형 확장세를 보였다. 5일 공시에 따르면 2분기 매출은 806억4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1% 증가하며 역대 2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순이익(61억원)은 3분기 진행된 사옥 이전에 따른 감가상각비 증가로 소폭 감소했다. 이 영향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가비아가 5월 IaaS인 'g클라우드'를 '가비아 클라우드'로 리브랜딩하면서 요금 체계를 개편하고 과천IDC의 AI 컴퓨팅 자원을 운용할 수 있게됨에 따라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서 고객 기반 확대가 기대된다.
현재 가비아는 국가유산청, 한국광해광업공단,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등 다수의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에 클라우드 인프라를 공급하고 있으며 1분기 기준 클라우드·IT 사업 매출 비중은 56%로 확대 추세다.
클라우드 외 사업 부문도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본업인 인터넷 도메인 등록·관리업은 지난해 말 경쟁사 ‘후이즈’ 지분 전량을 인수하며 시장 지위를 더욱 공고히 했다. 가비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닷컴(.com)과 닷넷(.net) 도메인 점유율은 67.39%로, 후이즈 실적은 올해 1분기부터 반영됐다.
또한 ERP 자회사 어퍼코리아 청산으로 중단됐던 ERP 사업에도 다시 시동을 걸었다. 가비아는 2월 그룹웨어 ‘하이웍스’에 ERP 서비스 ‘파로스 ERP’를 연동해 제공하는 상품을 출시했다. 가비아는 "파로스와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ERP 부문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가비아는 과천IDC 완공과 클라우드 리브랜딩을 계기로 AI 인프라 공급 역량을 확보한 만큼, 공공·민간을 아우르는 고객 확대와 신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도메인·ERP 등 기존 주력 사업과 결합한 통합 ICT 서비스 포트폴리오가 향후 성장세를 견인할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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