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이범호 감독이 최근 부진에 빠진 마무리 투수 정해영에게 2군행이라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KIA는 17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지는 2025 신한 쏠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정해영을 1군 엔트리에서 뺐다.
올 시즌 전반기까지 팀 내 뒷문을 확실히 책임졌던 정해영은 후반기 들어 급격히 흔들렸다.
특히 앞선 두산과의 경기에서 이틀 내내 마무리로 등판해 끝내기 패배를 부른 게 결정적이었다.
정해영의 8월 평균자책점도 7.71까지 치솟았다.
이날 두산과의 경기를 앞두고 더그아웃에서 취재진을 만난 이범호 감독은 "(정)해영이의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아 (1군에서) 뺐다"고 밝혔다.
이 감독이 정해영에게 요구한 건 '열정'과 '책임감'이었다. 그는 취재진의 질문마다 열정과 책임감을 재차 언급하며 강조했다.
그는 "우리 팀에서 제일 좋은 투수를 엔트리에서 빼는 건 굉장히 힘든 일"이라면서도 "지금은 열정을 갖고 던져야 할 때다. 그런 부분에서 해영이가 더 책임감을 갖고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해서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전날(16일) 3-2로 앞선 9회말에 등판해 크게 흔들린 정해영의 투구를 언급하며 "어제 게임은 우리가 이기면 오늘 연승을 만들 수 있는 분위기여서 꼭 잡았어야 했는데, 만루를 만드는 모습을 보고 도저히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지적했다.
전날 정해영은 1사 후 김기연에게 우전 안타를 맞은 뒤 제이크 케이브와 안재석에게 볼넷과 중전 안타를 허용해 1사 만루 실점 위기를 자초했다.
뒤이어 필승조 조상우가 불을 끄려 올라왔으나 두산의 대타 김인태에게 적시 2루타를 얻어맞으며 KIA는 그대로 경기를 내주고 2연패에 빠졌다.
이 감독은 "우리는 지금 반드시 이겨야 하고, 다른 선수들도 승리를 위해 이 땡볕에서 뛰고 있다. 마무리 투수라는 보직에 대한 책임감을 더 키워야 한다. 보직에 대한 애착을 가지고 던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정해영이 열흘 뒤에 복귀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 감독은 "모르겠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복귀 일정이) 딱 정해진 건 없다. 정해영이 우리 팀에서 몇 년간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줬기 때문에 구위나 구속 회복보다 마무리가 가진 책임감, 무게감을 잔 이겨냈으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
동시에 그는 "앞으로 열정을 보여준다면 열흘 뒤에 안 올릴 이유가 없지만, 그냥 별생각 없이 시간을 보낸다면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할 거 같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한편, 이날 KIA는 정해영을 대신해 우완 투수 루키 김정엽을 1군으로 불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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