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류정호 기자 |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뒷문을 책임져야 할 정해영(24)과 조상우(31)가 나란히 무너졌다. 때문에 KIA의 가을야구 도전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KIA는 15일과 16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모두 9회 말을 넘기지 못했다. 15일에는 1점 차 우위를 안고 마무리 정해영이 마운드에 올랐지만, 안타와 폭투, 그리고 포수 송구 실책이 겹치며 동점을 허용했다. 결국 연장 11회 끝내기 홈런을 맞고 5-6으로 고개를 숙였다. 16일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패트릭 위즈덤(34)의 동점 홈런, 김태군(36)의 역전 2루타로 승기를 잡는 듯했지만, 9회 말 정해영이 다시 흔들렸다. 첫 타자를 잡고도 연속 출루를 허용하며 1사 만루를 자초했고, 결국 조상우가 구원 등판했으나 대타 김인태(31)에게 끝내기 2타점 2루타를 얻어맞으며 3-4로 졌다.
정해영의 부진은 단순한 기복 차원이 아니다. 15일 1이닝 1실점(비자책)에 이어 16일에는 아웃카운트 하나만 잡고도 2실점으로 패전을 떠안았다. 17일 오전 기준 최근 10경기 평균자책점은 8.00에 달한다. 더 뼈아픈 건 구속 저하다. 시즌 평균 시속 148㎞에 이르던 패스트볼이 16일 두산전에서는 142.8㎞에 머물렀다. 첫 타자에게는 슬라이더만 던졌고, 패스트볼을 던지더라도 힘과 제구가 동시에 떨어졌다. 전날까지 6일 이상 쉬며 체력을 회복했음에도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점에서 KIA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정해영은 데뷔 2년 차부터 붙박이 마무리를 맡아 5시즌째 활약하고 있지만, 피안타율 0.300을 넘기며 뒷문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믿었던 조상우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시즌 전반기에는 24홀드로 필승조 역할을 충실히 했지만, 후반기 평균자책점 10.13으로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패스트볼 구속은 국가대표 마무리 시절 시속 150㎞를 넘겼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꾸준히 하락해 145㎞ 전후에 머물고 있다. 두산전에서도 불과 공 2개 만에 결정타를 맞으며 패전의 멍에를 썼다. 정해영과 조상우가 기록한 블론세이브는 9개에 달한다. 팀 전체로는 17개로 블론세이브 최다 2위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이다.
KIA는 삼성 원정 스윕으로 올린 기세를 잠실에서 모두 잃었다. 2경기 연속 끝내기 패배는 단순한 기록 이상의 충격이다. 팀의 뒷문을 책임져야 할 두 핵심 불펜이 연이틀 무너지면서 KIA의 가을야구 도전은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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