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수원)=신희재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1부) 최우수선수(MVP) 출신 공격수와 전 국가대표팀 감독을 데려오고도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울산 HD가 좀처럼 ‘디펜딩 챔피언’의 위용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울산은 16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26라운드 수원FC와 원정 경기에서 2-4로 패했다. 말컹(전반 5분), 루빅손(후반 52분)이 골망을 갈랐으나 싸박(전반 1분·후반 29분), 윌리안(후반 15분), 노경호(후반 45분)에게 실점하며 무너졌다. 9승 7무 10패 승점 34가 된 울산은 강등권인 10위(8승 6무 12패·승점 30) 제주 SK에 승점 4 차이로 쫓기는 부진을 이어갔다.
수원FC전에서 울산은 불안한 수비에 발목이 잡혔다. 전반 1분 만에 트로야크(31)가 넘어지면서 싸박(28)에게 실점해 계획이 꼬였다. 이후 김영권(35)이 무릎을 다쳐 하프타임 때 교체됐고, 대신 들어온 이재익(26)이 1-1로 팽팽한 후반 14분 페널티킥을 내주는 등 변수가 쏟아졌다. 신태용(55) 울산 감독은 경기 후 "예상치 못한 시점에 페널티킥을 준 게 선수들 개개인에게 부담으로 작용한 것 같다. 그러면서 경기력이 급격하게 떨어진 게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아쉬워했다.
울산은 여름 들어 공식전 11경기 연속 무승에 그치면서 돌파구를 찾고자 동분서주했다. 이적시장을 통해 2018년 K리그1 득점왕과 MVP를 차지했던 말컹(31) 등을 영입하고, 한국과 인도네시아 국가대표팀 사령탑을 역임한 신태용 감독을 데려오는 등 대대적인 전력 보강에 나섰다. 이를 통해 지난 9일 홈에서 제주를 1-0으로 잡고 분위기를 바꿨지만, 수원FC에 패하며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울산이 주춤한 사이 같은 날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선 선두 전북 현대가 22경기(17승 5무) 무패를 달렸다. 전북은 대구FC를 상대로 홈에서 3-0으로 승리하며 올 시즌 K리그1 12개 팀 중 가장 먼저 승점 60 고지를 밟았다. 2~4위 그룹이 승점 40 초반대에 형성돼 4년 만의 우승에 가까워졌다.
울산과 전북은 최근 8년간 K리그1 우승 트로피를 양분했던 팀들이다. 전북이 2017~2021년 5년 연속 왕좌를 차지했고, 울산은 2022~2024년 3연패를 달성했다. 그러나 올 시즌엔 전북이 독주를 굳힌 가운데 울산은 파이널A(1~6위) 진출조차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팬들의 불만이 크지만, 부임 후 2경기를 마친 신태용 감독은 경기 전후 기자회견에서 연달아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격언을 인용했다. 그는 "동계훈련을 하지 않았고, 선수들이 지친 상황에서 내 축구를 입히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시간적인 여유가 필요하다"면서 "울산이 충분히 K리그1 3위 내에 들어갈 수 있다고 자신한다. 팬들이 심적으로 급할 수 있는 건 알지만, 조금만 기다려주면 나는 해낼 것이다"라고 힘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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