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머니=현요셉 기자] 우리가 여행의 자유를 만끽하는 동안, 항공기는 막대한 양의 탄소를 배출하며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실제로 항공기는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2~3%를 차지하고 있으며, 런던-뉴욕 왕복 항공편은 한 명이 연간 배출하는 자동차 이산화탄소량과 맞먹는 수준의 탄소를 배출한다. 유럽연합(EU)은 이 문제에 정면으로 맞서기 위해 강력한 항공기 탄소배출세 도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 제도는 단순히 환경 보호라는 명분 아래 진행되는 정책이 아니다. 항공사들은 생존의 위협을 느끼고 있으며, 소비자들은 곧 항공권 가격 상승이라는 현실적인 부담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 기사에서는 EU의 항공기 탄소배출세 도입 배경과 이로 인한 항공사 및 소비자들의 입장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EU의 항공기 탄소배출세는 흔히 알려진 세금의 형태가 아닌 배출권 거래제(EU ETS, EU Emissions Trading System)를 기반으로 한다. 이는 항공사들이 비행 중 배출하는 탄소량에 따라 배출권을 구매하도록 의무화하는 시스템이다. 항공사들은 주어진 배출 허용량을 초과할 경우 시장에서 배출권을 구매해야 하며, 이는 시장의 원리를 활용하여 항공사들이 자발적으로 탄소 감축에 나서도록 유도하는 정책이다. 하지만 이 배출권은 매년 무상 할당량이 줄어들고 가격은 지속적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돼 항공사들에게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항공사들은 늘어나는 탄소배출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항공권 가격 인상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미래의 경쟁력을 위해 지속가능 항공 연료(SAF)나 수소, 전기를 사용하는 친환경 항공기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지만, 이 기술들은 아직 개발 초기 단계에 있어 가격이 매우 비싸다. 실제로, 기존 항공기 연료 대비 SAF는 2~5배 비싼 가격을 형성하고 있어 항공사들의 도입 부담이 매우 큰 상황이다. 결국 항공사는 이 모든 부담을 항공권에 탄소세라는 명목으로 포함시켜 소비자에게 전가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곧 항공 수요 감소로 이어져 항공산업 전체의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항공기 이용객들은 EU의 탄소배출세 도입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인다. 많은 소비자들은 항공사들이 부담해야 할 환경 비용을 왜 소비자가 지불해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하며, 항공사들이 친환경 경영을 위한 투자를 게을리한 책임을 우리에게 전가하는 것이라 비판한다. 반면, 일부 소비자들은 항공기 이용으로 발생하는 탄소 배출에 대해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으며, 항공권 가격 상승이 환경 보호를 위한 당연한 대가라고 여기기도 한다.
EU의 항공기 탄소배출세는 지구 환경을 위한 중요한 정책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이 제도가 단순히 항공사들의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세금으로 전락한다면, 항공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은 어려워질 수 있다. 항공사들은 소비자들의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친환경 기술 개발 및 운항 효율성 향상에 더욱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또한 정부는 친환경 연료 및 항공기 개발을 위한 지원 정책을 마련하여 항공사들의 부담을 덜어주어야 한다. 항공산업의 미래를 위해서는 항공사, 소비자, 그리고 정부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상생을 위한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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