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수원] 김희준 기자= 신태용 감독이 선수단에 부여한 휴식에 대체적으로 만족했다.
16일 오후 8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울산HD와 수원FC가 하나은행 K리그1 2025 26라운드를 치른다. 울산은 리그 6위(승점 34), 수원FC는 10위(승점 28)에 위치해있다.
울산은 지금껏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위용을 발휘하지 못했다. 특히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을 전후해 공식 경기에서 11경기 무승(3무 8패)을 거뒀다. 클럽 월드컵 전패로 조별리그 탈락, 코리아컵 8강 탈락과 함께 리그 순위도 하위 스플릿까지 떨어지는 굴욕을 맛봤다.
결국 울산이 칼을 빼들었다. 울산은 김판곤 감독과 결별하고 신 감독을 선임했다. 신 감독은 K리그에서 2012년 성남일화천마(현 성남FC)를 떠난 이후 프로팀 감독에 부임한 적은 없지만 대한민국 연령별 대표팀, A대표팀, 인도네시아 대표팀 등을 역임하며 끊임없이 지도자 경력을 이어왔다. 신 감독은 울산 부임 후 승리에 대한 강한 열망을 드러냈고, 지난 9일 제주SK와 홈경기에서 1-0으로 이기며 약속을 지켰다.
이번 경기 울산은 연승으로 상승세를 타기를 원한다. 수원FC와는 불과 2주 전에 맞대결을 펼쳤다. 김 감독의 고별전에서 울산은 수원FC에 2-3으로 역전패를 당하며 아픔을 겪었다. 이번에는 신 감독이 울산 팬들의 상처를 치유할 차례다.
신 감독은 지난 경기와 마찬가지로 스리백을 들고 나왔다. 윤재석, 말컹, 이청용이 스리톱으로 출격하고 고승범과 보야니치가 중원에, 루빅손과 최석현이 윙백에 위치한다. 김영권, 트로야크, 서명관이 수비라인을 구축하고 조현우가 골키퍼 장갑을 낀다.
신 감독은 지난 한 주간 선수단 체력을 정상화하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경기 전 취재진을 만나 "내가 클럽 월드컵을 보고 울산 경기를 보면서 선수들이 많이 지쳐있다고 느꼈다. 우리가 마음은 급하지만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얘기가 있듯이 돌아가면서 기회도 서로 주고 힘 있는 선수들이 나가면 잘할 수 있을 거란 믿음 때문에 선수를 교체해가며 경기를 투입시키고 있다"라며 "나도 13년 만에 K리그 돌아와서 첫승을 거두고 팬들에게 환대받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선수들처럼 나도 3일 쉬면서 편하게 보냈다. 선수들은 4일간 훈련하고 어제 수원으로 올라왔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 경기 김영권에게 휴식을 준 것에 대해서는 "(김)영권이 잘 놀고 왔다고 하더라. 오키나와에서 가족들과 잘 쉬었다더라. 노느라 수고했다고 말했다. 에너지를 충분히 찾았다.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그런 부분이 팀에 활력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일정이 너무 길고 빠듯하게 가다 보니 선수들이 지쳐있다는 걸 많이 느꼈는데 개개인에게 한 명씩 휴가를 주면서 충전시킬 수 있으면 의욕이 더 넘치지 않을까. 동기부여를 위해 그렇게 하려고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신 감독은 울산에서 공격적인 축구를 펼치고 싶어하고 하며, 이를 위해 스리백을 차용했다고 말했다. 즉 스리백을 유지한 게 아니라 스리백으로 변화를 주겠다는 의미다.
신 감독은 "어떻게 보면 팬들은 스리백이라 그러면 수비지향적이라 생각한다. 나는 스리백이 더 공격적이라 생각했다. 공격을 하기 위해서는 현재 스리백이 맞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경기를 보면 알겠지만 스리백이라고 내려앉는 축구가 아니라 공격적으로 갈 수 있는 부분을 많이 활용한다. 앞으로 병행하며 쓰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쉬운 건 수비 축구다. 축구는 지키고 골 넣는 게 우선이다. 그래도 골 넣고 이기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기든 지든 팬들은 골이 나오면 흥분하고 가능성을 볼 것이다. 0-0으로 비기면 후회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수원FC 공략법도 일정 부분 공개했다. 신 감독은 "수원FC에서는 거의 윌리안과 싸박이 경기를 다 만들어간다. 싸박 선수는 트로야크가 전담 마크를 할 거다. 경기 중에는 아닐 수도 있지만 세트피스에서는 맨투맨 마크를 한다. 윌리안은 수원FC 경기를 안 봐서 잘 몰랐는데 대전 경기를 보면서 90분 체력은 안 되는 선수구나 느꼈다. 우리에게는 전반부터 나오는 게 도움이 된다 느꼈다. 김은중 감독이 후반에 넣었으면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오히려 전반에 나와 다행"이라며 "말컹도 쉽지 않다. 꾹꾹 뛰게 하게 만들겠다. 기준을 100으로 뒀을 때 갈수록 체력이 떨어져 기량이 줄어든다는 얘기지 90분을 소화하지 못한다는 건 아니다. 자기가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을 못 보여주니까 후반에 나왔을 때 더 위협적이지 않았을까 하는 부분이었다"라고 말했다.
한편 울산은 오는 9월부터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리그 페이즈 일정 편성에서 호주 맬버른시티, 태국 부리람유나이티드, 말레이시아 조호르다룰탁짐을 모두 피했다. 일본 팀과 중국 팀을 상대하면 된다.
관련해 신 감독은 "앞서가는 얘기지만 조 편성은 완벽했다. 맬버른은 빠져야 한다고 얘기했다. 부리람 빠져야 한다고 했는데 빠졌다. 조호르는 싱가포르 가서 차 타고 40분 가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빠졌다. 일본과 중국만 왔다갔다 하면 되니 일정 상으로는 완벽하다. 경기력을 끌고 가는 건 문제지만 박주호가 잘 뽑아주지 않았나 생각한다"라며 웃었다.
사진= 풋볼리스트,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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