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박재형 기자] K소주 열풍에 일조해 온 과일 소주의 글로벌 시장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높은 수요를 보이던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열기가 한풀 식어가는 모양새다.
16일 한국무역협회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타 리큐어류로 분류되는 과일 소주 수출액이 4275만 달러로 집계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줄었다.
지난 2020년 이후 소주 수출을 주도해 온 과일 소주가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그간 수요를 견인해 온 동남아시아(아세안) 시장 내 부진이 두드러졌다. 상반기 수출액은 620만달러로 지난해보다 15.2% 감소했다. 태국과 베트남, 필리핀 등 주요 소비국에서 과일 소주 열기가 식어간다는 분석이다.
중국 시장도 비슷한 상황이다. 작년까지 과일소주 최대 수출국 중국으로의 수출액은 890만달러로 전년 대비 6.8% 감소했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미국 시장이 1위를 차지했다. 상반기 미국으로의 과일소주 수출액은 1369만 달러로 전년 대비 13.6% 증가해 견조한 성장세를 보인다. 미국 내 K푸드 열풍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 소주 소비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과일 소주가 동남아 시장에서 힘을 잃은 이유로 신선함이 사라진 것으로 분석한다. 현지 업체들이 모방 제품을 쏟아내 소비자 피로감을 높이고 수입주류로 분류돼 가격 경쟁력도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한편 일반 소주(기타 증류주)의 상반기 수출액도 4903만달러로 전년 대비 1.4% 감소했다.
긍정적인 흐름도 있다. 아세안 지역 내 일반 소주 수출이 14.7% 성장했고, 북미 시장은 2.2% 증가했다. 과일 소주도 북미향 수출은 14.1% 상승했다.
급변하는 현지 시장 분위기로 주류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전략 역시 다양하다.
하이트진로는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매출 5000억원을 목표로 새웠고, 오비맥주도 과일소주 브랜드 ‘건배짠’을 론칭해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 확장에 나섰다. 롯데칠성음료 역시 새로와 순하리 등으로 해외 매출 비중을 2028년까지 45%로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진출 시기가 제법 된 시장에서는 일반 소주를 새롭게 내세우는 등 기존 시장의 재점검과 새로운 마케팅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이뉴스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