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콜마그룹 경영권 분쟁을 둘러싸고 대립해 온 윤동한 회장과 장남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이 갈등 이후 처음으로 단독 회동을 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만남이 장기화된 분쟁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윤 부회장은 지난 12일 서울 모처에서 윤 회장을 독대했다. 이 자리에서 윤 부회장은 최근 갈등 상황에 대해 “죄송하다”며 아버지의 경영 철학을 받들어 그룹을 이끌겠다고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회장도 이를 받아들이며 저녁 식사를 함께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윤 회장과 윤 부회장이 얼굴을 마주한 것은 지난 4~5월 분쟁 이후 처음이다.
콜마그룹은 윤 회장·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 부녀와 윤상현 부회장이 경영권을 두고 대립해 왔다. 갈등은 올해 4월 콜마홀딩스가 자회사 콜마비앤에이치의 실적 부진을 이유로 이사회 개편을 요구하면서 촉발됐다.
윤 부회장은 이승화 전 CJ제일제당 부사장과 함께 사내이사 선임을 추진했지만, 윤 대표가 이를 거부하며 대립이 격화됐다. 결국 콜마홀딩스는 대전지방법원에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청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양측 갈등이 법정 다툼으로 확산됐다.
윤 회장은 딸 윤 대표 편에 서며 부자 갈등으로까지 번졌다. 그는 지난 5월 윤 부회장에게 2019년 증여한 콜마홀딩스 주식 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증여된 주식은 약 230만 주였으나 무상증자를 거쳐 현재 460만 주로 늘어났다. 여기에 윤 회장과 윤 대표는 지난 11일 서울중앙지법에 가처분 소송을 제기, 대전지법이 허용한 임시주총 소집을 막아달라고 요구했다.
콜마홀딩스는 지분 44.63%를 보유한 최대 주주로서 실적 부진에 따른 책임을 묻고 이사회 개편을 추진해 왔지만, 윤 부회장으로서는 부친의 뜻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지분 구조는 윤 부회장이 31.75%, 윤 회장이 5.59%, 윤여원 대표 측이 10.62%를 보유하고 있어 어느 한쪽이 완전히 배제되기는 어렵다.
이번 부자간 만남을 두고 화해 가능성이 열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분쟁이 장기화할 때 그룹 이미지, 주가, 내부 조직 안정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양측 모두 조기 봉합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번 독대에서 구체적인 소송 취하나 향후 경영방침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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