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엔비디아가 차세대 인공지능(AI) 칩 ‘루빈(Rubin)’ 출시를 당초 계획보다 늦출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고대역폭메모리(HBM4)를 처음 탑재하는 제품으로 출시 시점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전략적 유불리가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성능 강화를 위해 루빈 재설계에 착수, 이로 인해 내년 하반기 예정된 출시가 4~6개월 지연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AMD 차세대 칩 ‘MI450’의 성능이 예상보다 높아지자 대응 차원에서 개선 작업에 들어갔다는 관측이다. 엔비디아는 “개발·검증 일정은 정상 진행 중”이라고 반박했지만, 전작 ‘블랙웰’도 발열 문제로 출시가 수개월 늦어진 바 있다.
루빈은 HBM4를 8개 탑재하는 첫 GPU로 메모리 업체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높은 제품이다. 출시가 지연되면 지난 3월 HBM4 샘플을 업계 최초로 내놓은 SK하이닉스보다 늦게 출하한 삼성전자에 시간이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반대로 예정대로 출시가 이뤄지면 HBM3E를 독점 공급 중인 SK하이닉스가 곧바로 HBM4 대량 공급으로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삼성과 SK 모두 올해 하반기 HBM4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은 같은 시기 미국 체류 기간 동안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앤디 재시 아마존 CEO 등 빅테크 최고경영자들을 연달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9일 한미 관세협상 지원 차 미국에 머문 이 회장은 신사업 발굴과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2주 이상 실리콘밸리에 체류하며 협력 논의를 이어갔다.
엔비디아는 삼성전자가 HBM3E 공급에서 제외되면서 시장 1위 자리를 SK하이닉스에 내주게 된 핵심 요인이었다. 하지만 최근 HBM3E 공급 승인 절차가 막바지 단계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루빈 플랫폼용 HBM4 공급에도 청신호가 켜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자체 AI칩 ‘트레이니움’을 개발, 엔비디아 GPU 다음으로 가장 많은 HBM 수요가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테슬라와 애플에서 대규모 수주를 따낸 데 이어 엔비디아와 아마존으로까지 거래처를 확대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회장은 오는 25일 한미정상회담 경제사절단 자격으로 다시 미국을 찾을 예정이다.
Copyright ⓒ 이뉴스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