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푸틴, 6년 만의 회담···우크라이나 휴전 합의는 ‘불발’

미·러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 하는 트럼프 대통령(오른쪽)과 푸틴 대통령. [AFP 연합뉴스]

[직썰 / 곽한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알래스카 앵커리지의 엘먼도프-리처드슨 합동기지에서 약 3시간 동안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양측은 “생산적인 대화”를 강조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과 관련한 구체적인 합의는 도출하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여러 지점에서 의견을 모았으며 일부 진전을 이뤘다”면서도 “가장 중요한 사안 하나는 아직 합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지 외교가는 이 발언이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합의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포함한 3자 회담 혹은 유럽 정상들이 참여하는 다자 회담을 통해 ‘종전’ 논의로까지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을 포함한 당사자들과 통화해 오늘 회담 결과를 공유할 계획”이라며 “우리는 여전히 합의에 도달할 충분한 기회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동 기자회견장서 악수하는 트럼프(오른쪽)와 푸틴. [로이터 연합뉴스]

푸틴 대통령 역시 “건설적이고 상호 존중하는 분위기에서 대화가 이뤄졌다”고 평가하면서도 휴전 합의와 관련한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다만 “우리가 도달한 합의가 우크라이나의 평화로 이어지길 기대한다”며 “우크라이나와 유럽이 막후의 음모나 도발로 진전을 방해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안보 보장이 중요하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견에 동의한다”며 “관련 협의에 착수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이었다면 우크라이나 침공 자체가 없었을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회담에서는 당초 예정됐던 경제장관 등이 참여하는 확대회담은 생략됐으며, 두 정상은 준비된 발언만 간략히 밝힌 뒤 취재진 질문 없이 회견장을 떠났다. 

미·러 정상회담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며, 두 정상의 대면은 2019년 G20 오사카 정상회의 이후 6년 만이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으로 서방 지도자를 만났다는 점에서 국제 정치·외교적 의미가 적지 않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