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날이 서울과 지방의 집값 상승률 격차가 벌어지는 가운데, 정부가 지방 주택시장 활성화를 위해 새로운 해법 '세컨드 홈' 대책을 제시했다.
서울에 주택을 보유한 1주택자도 강릉·경주 등 지방에 주택을 추가로 구입하면 여전히 1주택자로 간주해 양도소득세 등 세제상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식이다.
지방의 빈집 문제와 침체된 건설경기를 동시에 타개하기 위한 시도로 지난해부터 추진됐던 이 정책은 단기적으로는 비수도권 주택 수요를 끌어올리는 데 일정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장기적인 시장 정상화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보통 '빈집' 하면 인구가 급감하는 농촌이나 산간 지역을 떠올리기 쉽지만, 현실은 광역시까지 빈집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대구 산격청사 인근 주택가에선 한때 30가구 이상이 살던 마을이 반 이상 빈집으로 전락했다.
이곳에 남아 있는 주민 다수는 고령층 세입자들이다. 자녀들은 이미 아파트나 외지로 이주했고 남은 노인들만 좁은 골목과 방치된 집들 사이에서 홀로 살아가고 있다.
인근의 한 주민은 "고독사로 사망한 후 장시간 방치되는 사례도 많다"라며 "주민들이 전부 연세가 많으니까 세를 놨는데도 연락이 안 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라고 토로했다.
인천광역시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인천 석남역 주변 빌라촌에서는 총 8가구 다세대 주택에서 현재 입주한 가구가 단 두 곳뿐인 상황이다. 나머지는 방치된 폐가나 다름없어 위생·안전 문제까지 심화되고 있다.
주변에 살고 있다고 밝힌 주민은 "들고양이, 해충 문제로 인해 창문도 열지 못하고 있다"라며 "빈 집이 너무 많으니까 동네도 어수선하고 무서워서 문을 못 열어놓겠다"라고 전했다.
서울 부동산, 안전자산으로 인식돼
해당 동네의 통장은 "제가 통장직을 한 지 5년 정도 됐는데 최근 5년간 취학통지서를 받은 집이 딱 1가구였다"라며 "신규 전입 인구가 사실상 전무한 상태"라고 심각한 상황을 설명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4년 전국 빈집 수는 약 160만호로, 불과 3년 전보다 15%나 증가한 수준이다. 이 가운데 절대다수는 지방에 몰려 있는데 지방 광역시조차 사실상 ‘시골’과 다름없는 모습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한 빈집관리사는 "광역시 간판은 있지만 실제론 노후 주택 밀집, 인구 유출, 경제활동 침체로 관리 사각지대에 있다"라며 "지방의 부동산 붕괴는 이미 현실이 됐다"라고 평가했다.
이러한 상황 속 서울과 지방의 집값 온도차는 갈수록 벌어지는 모양새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상승세를 타는 동안 부산·광주·대전 등 주요 광역시의 집값은 4% 이상 하락했다. 특히 세종시는 2.6%, 대구는 12%p 이상 급락해 서울과의 격차가 두 자릿수에 달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울 부동산은 오를 거란 기대감이 반영된 자산으로 주식처럼 급등락하는 특성이 있다"라며 "여기에 수도권 집중, 고용 인프라, 교통망 등의 차이가 점점 더 커지면서 안전자산은 서울 부동산이라는 게 투자자들의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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