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2025년 상반기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의 보수가 잇따라 공개된 가운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98억8000만원으로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CJ그룹 이재현 회장은 92억900만원으로 그 뒤를 이었고, 신세계그룹 총수 일가는 총 70억7200만원을 수령한 것으로 집계됐다.
롯데그룹은 '비상경영 체제'의 일환으로 신 회장의 보수도 전반적으로 삭감하는 방향을 택했다. 15일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올해 상반기 총 98억8000만원을 수령했으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17억8900만원)보다 약 19.3% 줄어든 금액이다. 급여는 83억8000만원, 상여는 14억9200만원, 기타 복리후생 소득이 900만원 수준이었다.
롯데지주와 롯데케미칼에서의 보수는 각각 37.5%, 38.8% 감소하며 가장 큰 폭으로 줄었으며, 롯데칠성음료에서도 16.6% 줄었다. 롯데웰푸드와 롯데물산에서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롯데쇼핑에서는 오히려 50% 이상 오른 16억6000만원의 보수를 지급했다. 호텔롯데에서도 신 회장에게 14억3300만원을 지급, 지난해보다 약 9% 증가했다.
롯데는 지난해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진 이후 계열사 구조조정과 비핵심 자산 매각, 신사업 강화 등을 통해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으며, 이번 신 회장의 보수 삭감도 이런 기조와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신 회장은 그룹 전반에 '선제적 위기 대응'을 강조해 왔으며 이에 따라 본인의 보수도 조정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CJ그룹 이재현 회장은 보수가 두 배 이상 늘며 재계 안팎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회장은 올해 상반기 92억900만원을 받아 지난해 같은 기간(40억5600만원)보다 52억원 이상 증가했다. 이 같은 증가는 상여금 지급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CJ주식회사에서만 72억5000만원을 수령했고 이 중 49억9300만원이 상여금이었다. 여기에 CJ제일제당에서 19억5900만원을 추가로 수령했다.
CJ는 이재현 회장의 상여금에 대해 "장기 경영 목표 달성과 리더십 발휘에 대한 보상 차원"이라며 "사업 경쟁력 확보 및 지속 가능 경영 기반 마련에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장기 인센티브 제도를 통해 지급된 이번 상여는 이 회장이 2020년부터 추진해 온 글로벌 성장 전략과 맞물린 성과 보상으로 해석된다.
신세계그룹 총수 일가의 보수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이명희 회장과 정재은 명예회장은 각각 15억1500만원을 수령해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으며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회장은 각각 20억2100만원을 수령했다. 두 사람 모두 지난해보다 약 3억원씩 오른 수치다.
정 회장은 이마트에서 급여 12억4000만원, 상여 7억8100만원을 받았고, 정유경 회장은 승진에 따른 급여 인상으로 12억4100만원의 급여와 7억8000만원의 상여를 각각 수령했다. 사측은 "회장 승진 이후 전략적 의사결정 범위가 확대됐고 책임 경영 강화를 위한 체제 변화에 따른 보상"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현대백화점그룹 정지선 회장은 상반기 19억1100만원, 정교선 부회장은 6억8900만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지난해 대비 큰 변동은 없지만 실적 중심의 보수 체계가 그대로 유지됐음을 보여준다.
이번 총수 보수 공개를 통해 국내 재계는 위기 대응과 성과 보상의 기조 속에서 명확한 온도차를 드러냈다. 롯데는 비상경영 속에서 오너의 보수도 감축하며 책임 경영을 실천한 반면, CJ는 성과와 비전에 기반한 고액 상여를 통해 리더십 보상 체계를 강화했다. 신세계는 기존 틀을 유지하면서도 소폭 상승을 반영하며 안정적 경영을 선택했다.
기업별 상반기 실적과 총수 보수는 단순한 수치를 넘어서 경영 철학과 조직 운영 방향을 보여주는 지표다. 향후 하반기에는 경기 둔화와 글로벌 리스크 속에서 총수 보수 체계도 보다 성과 중심적이고 투명한 방향으로 정비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공정성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총수의 보수 역시 단순한 수령 금액을 넘어서 기업의 경영 책임과 연결되는 상징적 의미가 커지고 있다"며 "이제는 리더십의 보상도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연결되어야 하는 시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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