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송언석, 李 대통령 저녁 초청에 “우리는 가지 않겠다”

[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이재명 대통령에게 15일 80주년 광복절에도 날을 세웠다. 광복절 특별사면을 명분으로 들었으나, 지지자 결집 차원의 발언으로도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최근 유례없는 낮은 지지율로 국민의 외면을 받는 상황이다. 김건희 특별검사팀의 수사 등 악재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1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2025 원외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 협의회 출범식에서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송 대표는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이 대통령이 어떤 얘기를 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대통령께서 ‘저녁 행사에도 오시지요’라고 하셨고, ‘우리는 가지 않겠습니다’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이날 저녁 광화문 광장에서 열리는 이 대통령의 국민임명식에 불참하기로 한 것이다. 공식적인 명분은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와 윤미향 전 의원 등이 포함된 광복절 특별사면에 대한 항의다.

하지만 정부, 여당과 각을 세우면서 지지자들의 결집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4일에서 6일까지 3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지지하는 정당을 물은 결과 더불어민주당 44%, 국민의힘 16%, 조국혁신당 3%, 개혁신당 3%, 진보당 1% 순으로 나타났다. 1위인 더불어민주당과 두 배 넘는 차이다.

조여오는 특검 수사에 대한 항의 차원도 엿보인다. 김건희 특검은 이르면 내주 초 국민의힘 당사 압수수색을 재시도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를 정치탄압으로 규정한 국민의힘은 한 차례 압수수색을 무산시킨 바 있다.

당 측은 이번에도 특검팀의 당사 진입을 막기 위해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 대표는 최근 자당 의원들에게 특검팀의 압수수색에 대비해 비상 대기에 돌입할 것을 공지했다. 소속 의원들에게 보낸 공지글에서 그는 “18일 특검의 중앙당사 압수수색 집행 시도가 예상된다”며 “이른 시간 당사 진입 등 압수수색 진행이 있을 수 있기에, 오전 8시부터 국회 경내에서 대기해주기 바란다”고 알렸다.

특검팀은 지난 13일 ‘건진법사·통일교 청탁 의혹’ 수사 차원에서 국민의힘 여의도 중앙당사에 수사관을 보내 입당 시점이 2021년 12월부터 2024년 4월 사이인 당원들의 명단 확보를 시도했다. 압수수색영장을 제시하고 필요한 자료를 사실상 임의제출 받는 방식이었지만 당직자 등의 제지로 장기간 대치를 이어가다 결국 무산됐다.

영장에는 정치자금법 위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를 확인하고자 당원명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사유가 적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통일교 핵심 간부 윤모씨가 2023년 3월 치러진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개입하려 했다는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전씨와 윤씨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을 당대표로 밀기 위해 통일교 교인들을 당원으로 가입시키려 했다는 내용이 골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