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신암선열공원이 가진 역사적 상징성과 높은 접근성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국립묘지가 될 수 있는 원동력입니다. '묘지'라는 단어가 주는 한계를 넘어 나라를 위한 희생은 영원히 기억되는 가치임을 보여주는 장소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김미현 국립신암선열공원 관리소장이 지난 14일 광복 80주년을 맞아 진행한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대구 동구 신암동에 있는 신암선열공원은 국내 최대의 독립유공자 전용 국립묘지다. 이곳에는 조국의 독립과 국권 회복을 위해 목숨을 바친 52명의 애국선열이 잠들어 있다.
다른 국립묘지와 달리 전국에서 유일하게 독립유공자만 안장돼 있어 상징성이 높다. 도심 한가운데 위치해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지역에는 아직 신암선열공원의 존재를 모르는 시민들도 존재한다.
광복 80주년을 계기로 김 소장에게 공원 소개와 대구·경북 독립운동의 역사적 의미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김 관리소장과의 일문일답.
-국립신암선열공원의 특장점이 있다면.
"선열공원은 동대구역, 지하철, 동촌유원지, 금호강, 군부대가 인접함은 물론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초·중·고등학교가 가까이 있어 참배객과 학생들이 접근하기 좋다. 2018년 5월 국립묘지로 승격된 이후부터는 각종 정부기념행사와 보훈행사 등을 추진해 방문객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현재는 연간 5만여 명이 방문하는 등 지역 독립역사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고 있다."
-신암선열공원에는 어떤 분들이 안장돼 있나.
"묘역에 안장된 분 가운데 가장 훈격이 높은 분은 임용상 지사다. 임 지사는 1905년 영덕에서 의병장에 추대된 후 영덕과 포항 등지에서 항일 투쟁을 전개하다 체포돼 옥고를 치렀다. 그 공적으로 독립장을 서훈 받았다.
대구 3·8만세운동의 주역인 김태련-김용해 지사도 있다. 이들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아버지(김태련)와 아들(김용해)이 같은 독립운동으로 서훈받아 안장됐다. 아들은 고문 끝에 순국하고 아버지는 옥고를 치렀던 가슴 아픈 사연이 있다.
이 외에도 광복군으로 독립운동을 하고 광복 이후에도 군인으로서 6·25전쟁에 참전한 박영진 지사, 애국부인회를 결성하고 군자금을 모금해 임시정부를 지원한 이혜경 여성독립운동가도 안장돼 있다."
-대구·경북지역 독립운동이 어떤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하는지.
"대한민국 독립운동사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고 본다. 특히 구한 말에서 광복에 이르기까지 계몽운동, 비밀결사, 학생운동 등 사회 전 분야에 걸쳐 항일운동이 전개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높다.
잘 알려진 1907년 국채보상운동, 1915년 대한광복회도 대구에서 주도한 활동이다. 1919년 3월8일 서문장터에서 일어난 만세운동은 서울 이후 지역에서 가장 규모가 컸던 운동이다.
대구·경북 출신의 독립운동가 서훈 비율도 큰 의미가 있다. 올해 3월 기준 독립운동가로 포상을 받은 분은 1만8258명이다. 이 가운데 대구·경북 출신이 2522명으로, 전체의 13.8%를 차지한다. 이는 두 번째로 독립운동가가 많은 충청남도의 9.7% 보다 차이를 보인다.
이처럼 대구·경북은 기간, 영역, 규모 등에서 대한민국 독립운동을 주도한 독립의 성지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광복 80주년을 맞아 계획하고 진행한 행사가 있다면.
"연초부터 다양한 특별행사를 추진 중이다. 신암선열공원 방문객 대상으로 참배 체험, 독립스토리 탐방 등 프로그램을 수행한 후 기념 촬영을 하는 이벤트인 '광복80주년 감사챌린지'가 대표적이다. 새해 첫날 해맞이를 시작으로 현재 86회까지 진행했다.
독립유공자의 기일에 묘소에서 참배하는 행사도 있다. 예전에는 정부 기념일에 단충사에서 합동 참배를 했지만 올해는 광복 80주년을 맞아 독립유공자 한 분 한 분 기일에 참배하고 그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유족에게 보내드리고 있다.
이 외에도 유명 역사강사인 최태성 별별한국사 대표를 초대해 특강을 2회 추진했다. 첫 강연은 '독립역사를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를 주제로, 두 번째 강연은 '대한민국을 지키는 힘'이라는 주제로 진행했다."
-신암선열공원이 어떤 공간으로 기억되길 바라는지.
"상징성으로는 네크로폴리스(Necropolis), 형태면으로는 파리의 3대 묘지 중 하나인 '페르 라세즈 묘지'가 되길 바란다. 네크로폴리스는 그리스어에서 유래된 말로 직역하면 '죽은 자들의 도시'라는 의미다. 이는 일반적인 묘지가 아니라 사회, 종교, 문화, 예술적으로 상징성이 높은 공간을 의미한다. 페르 라세즈 묘지는 잘 꾸며진 초대형 정원의 모습을 하고 있어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또 누구나 역사를 배워가는 교육의 장, 나라사랑의 마음을 되새기는 엄숙한 공간이면서도 추모와 쉼이 어우러지는 열린 공간으로 기억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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