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강도 높은 대출 규제가 발표된 이후 다소 주춤했던 서울 부동산 시장이 최근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다. 전반적인 매수세는 여전히 조심스럽지만 재건축 예정 지역, 역세권, 우수 학군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반등하면서 시장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4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8월 둘째 주(8월 11일 기준) 전국 아파트 가격 동향을 살펴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10% 상승하며 28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이는 전주(0.14%)보다는 둔화된 수치지만, 여전히 상승 흐름이 유효하다는 점을 보여줬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6·27 대출 규제 대책 직후부터 약 한 달간 상승 폭이 축소됐지만, 지난주 잠시 상승률이 반등한 데 이어 이번 주에는 다시 다소 줄어드는 등 조정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부동산원은 "재건축 추진 지역과 학군 수요가 집중된 곳 중심으로 매매가가 상승 중이지만, 관망세 확산으로 전체 시장의 탄력은 줄어든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강남3구를 포함한 주요 지역에서는 실거래가 신고가를 경신하는 단지들이 속출하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 전용 82㎡는 지난 7월 45억2,500만원에 거래되며 올해 최고가를 기록했다. 불과 1월만 해도 동일 면적이 32억7,500만원에 거래됐던 것을 고려하면 7개월 만에 약 13억원이나 오른 셈이다.
같은 동네에 있는 ‘리센츠’ 전용 84㎡도 지난달 34억4,000만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새로 썼고 ‘잠실엘스’ 역시 비슷한 수준에서 거래되며 잠실권 단지 전반이 강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송파구 거여동 ‘거여4단지’ 전용 59㎡는 8월 10억4,400만원에 매매되며 6월 거래 대비 1억2,400만원 상승했다. 가락동에서도 ‘가락쌍용2차’와 ‘가락우성1차’가 각각 13억2,000만원과 11억4,000만원에 거래되며 연이어 신고가를 기록했다.
연이은 신고가에 이번 대출규제, 효과 의문 제기해
송파구는 신천동, 문정동 등 재건축 호재가 기대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0.31% 상승해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서초구(0.16%)와 강남구(0.13%) 역시 대치, 개포, 반포동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며 상승세를 견인했다.
실제 서초구 반포동의 ‘반포미도2차’ 전용 71㎡는 6월 26억5,000만원(1층)에서 8월 27억5,000만원(4층)으로 거래되며 1억원 오른 신고가를 기록했고 ‘더샵서초’와 ‘서초그랑자이’도 각각 26억원, 47억원에 팔리며 대형 평형대도 높은 수요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
전문가들은 6·27 대출 규제가 과거 부동산 정책보다 시장에 미친 영향이 제한적이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수석은 "과거에도 비슷한 규제가 나왔는데 그 효과가 약 6개월은 지속됐다. 그런데 이번에는 한두 달 만에 다시 반등세로 전환되는 모습"이라며 "핵심 입지는 결국 다시 오른다는 학습효과가 투자자와 실수요자 모두에게 작용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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