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업금지 HMM, LNG 재진입하라는 여론에 “아직 진출 계획 없다”

스페인 알헤시라스 터미널(TTIA)에 기항하는 2만4000 TEU급 컨테이너선 ‘HMM 알헤시라스호’. [사진=HMM]

[이뉴스투데이 노태하 기자] 2030년까지 글로벌 LNG 물동량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과거 경업금지 조항에 묶여 LNG 운송 사업에 제약을 받아온 HMM도 해제 시점에 맞춘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LNG 물동량 확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HMM은 경업금지 기간이 남아 있더라도 장기 프로젝트 차원의 대응 전략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HMM은 2014년 LNG 전용선 사업부(현 현대LNG해운)를 IMM PE에 매각하면서 체결한 ‘겸업금지 조항’으로 인해 2029년 말까지 LNG 운송 사업에 진출할 수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앞으로 LNG 물동량 증가에 맞춰 국내 해운사들도 당연히 대비해야 한다”며 “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 역시 최소 3년 안에 장기 프로젝트 대응 전략을 마련해, 경업금지 해제 시점에 맞춰 즉시 투입할 수 있는 운송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해운·조선·해양에너지 시장조사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내년까지 전 세계 LNG 생산량은 8000만톤 증가하고 2027~2030년 사이에는 1억4000만톤 이상이 추가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LNG 물동량은 중장기적으로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된다.

HMM이 LNG 운송 시장에 진입하려면 우선 선박 확보 방안을 결정해야 한다. 이 관계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선박을 직접 건조할 것인지, 아니면 LNG선을 보유한 회사를 인수·합병할 것인지”라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신규 건조는 최신 사양 적용과 장기 운용 측면에서 유리하지만, 발주에서 인도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한계가 있다. 반면, LNG선 보유사 인수나 중고 매입은 빠른 시장 진입이 가능하지만, 선박 상태와 운항 효율성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전제돼야 한다.

한편 HMM 측은 LNG 운송 시장 진입과 관련해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HMM 관계자는 “지난해 발표한 중장기 전략에 따라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확대 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나, LNG 분야 재진입은 현재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경업금지 조항의 영향도 있지만 그보다 현재 HMM이 LNG 분야보다 우선적으로 확대해야 할 선종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자동차 운반선, 다목적선 등 다양한 선박의 신조 발주와 중고선 확보를 진행 중이며, LNG 부문은 당분간 진출 계획이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HMM은 이러한 이유로 최근 무산된 SK해운 인수 협상에서도 LNG 부문을 논의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전했다.

앞서 HMM은 올해 1월부터 SK해운 경영권 인수를 위해 소유주 한앤컴퍼니와 협상을 진행한 바 있다. 그러나 인수 가격에 대한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해 4일 최종 결렬됐다. 협상 과정에서 HMM은 당초 LNG 사업부를 제외한 나머지 사업부 인수를 추진하며 가격 조정을 시도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