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의 관세 영향 분석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분석가 교체를 요구했지만 해당 보고서 작성자들은 이에 동요하지 않고 기존 분석을 고수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향후 관세 상승분의 약 3분의 2는 소비자의 지출을 통해 전가될 것"이라는 분석을 발표하며, 관세 충격이 소비자 지갑을 서서히 압박할 것이라는 진단을 이어갔다.
13일(현지시간), 골드만삭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데이비드 메리클은 CNBC 방송에 출연해 "초기 엔트리 관세 수준이 향후에도 유사한 패턴을 반복한다면 가을 즈음에는 소비자들이 오히려 전체 비용 중 3분의 2를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당초 기업이 대부분의 비용을 떠안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소비자 부담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앞서 에코노미블록 등 국내 매체는 골드만의 보고서를 인용해 미 정부가 캐나다·멕시코산 제품에 25%, 캐나다 에너지제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미 소비자물가(Core CPI)가 0.6%p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을 소개한 바 있다.
이처럼 관세 부담이 시간이 지나며 소비자에게 확대될 것이란 분석은 트럼프 대통령의 반발을 불렀다. 트럼프는 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골드만삭스 CEO에게 "이코노미스트를 바꾸라"는 직접적인 압박을 가했고, 관세로 인한 물가 상승은 없었으며 관세 수입은 정부에 이익이 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골드만 측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방송을 통해 "우리는 기존 분석을 유지한다"고 강조하며 분석의 정확성과 흔들림 없음도 함께 분명히 했다.
메리클은 또 "관세 충격은 일회성에 그칠 것이며, 연준 역시 물가보다 노동시장에 더 중점을 둘 것"이라는 점을 덧붙였다. 이는 중장기적인 통화정책 방향과의 정합성을 고려한 발언으로, 연준 금리 정책의 연속성을 강조한 것이다.
골드만의 분석은 처음에는 기업이 관세 부담을 흡수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소비자가 더 큰 부담을 떠안게 된다는 경고다. 이는 정책 입안자, 소비자 그리고 기업 모두에게 중요한 리스크 시그널로 작용할 것이다.
골드만은 관세로 인한 물가 상승이 단기적 충격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한다. 그러면서 연준이 물가보다 노동시장 안정에 무게를 둘 것이라는 예측은 향후 금리정책 안정성을 시사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적인 비판은 금융계의 독립성과 예측력에 대한 정치적 압력을 의미하는 동시에, 시장 불확실성을 자극할 수 있다. 그러나 골드만이 분석을 꿋꿋이 고수한 점은 투자자 신뢰 회복의 단초로 평가된다.
관세로 인한 소비자 부담 확대가 장기화한다면 소비심리 위축 및 기업 수요 둔화가 실물경제에 파급될 수 있다. 또한 연준의 정책 대응과 금융시장 복합 반응 역시 변동성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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