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글로벌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미국 내 신선식품 당일배송 서비스를 전면 확대한다. 아마존은 13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 약 1,000개 도시 및 타운에서 운영 중인 해당 서비스를 2025년 말까지 2,300개 이상 지역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단순한 배송 확대를 넘어 유통·물류 산업 전반에 구조적인 영향을 미칠 전략으로 분석된다. 특히 당일배송 대상 품목이 육류·유제품·신선 과일·해산물·냉동식품 등 유통 난이도가 높은 신선식품이라는 점에서 아마존의 물류 기술력 및 공급망 통제력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마존은 프라임 회원의 경우 25달러 이상 주문 시 무료 당일배송을 제공하며 그 이하 금액에는 배송비 2.99달러를 부과한다. 프라임 미가입 고객은 주문당 12.99달러의 고정 배송비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는 기존 Whole Foods나 Amazon Fresh 기반 배송 모델보다 배송비 정책을 단순화하면서도 진입장벽을 낮춘 것으로 신규 소비자 유입 확대를 노린 포석으로 해석된다.
특히 아마존은 기존 비신선 식품 배송망에 냉장·냉동 체계가 통합된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으며 재활용 가능한 단열 포장재, 6단계 품질 검사 프로세스를 통해 배송 전 신선도 유지를 보장하고 있다.
해당 소식이 전해진 직후 뉴욕증시에서는 관련 기업 주가가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인스타카트 주가는 장중 10% 이상 급락, 도어대시는 5%, 크로거 등 오프라인 유통 대기업도 평균 4% 이상 하락했다. 반면 아마존 주가는 약 1% 상승했다.
이와 관련해 모건스탠리는 "아마존의 물류 경쟁력에 기반한 신선식품 당일배송은 식료품 이커머스의 본격적인 세분화 및 경쟁 체제로 진입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에 따르면 2025년 미국 내 온라인 식료품 시장 점유율은 월마트가 32%로 선두를 지키고 있으며 아마존은 22.6%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이번 당일배송 확대 조치는 양사의 격차를 단기적으로 5%p 이상 좁힐 수 있는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아마존은 앞서 피닉스, 올랜도 등지에서 시범 운영한 결과, 신선식품을 첫 구매 품목으로 선택한 신규 고객의 재구매율이 평균 대비 2배 이상 높았다는 내부 데이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딸기, 바나나, 허니크리스프 사과, 아보카도 등 주요 과일 품목의 배송 수요가 증가하면서 아마존 내 검색 트렌드와 판매 순위에도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예컨대 딸기는 기존 전자기기 품목인 에어팟을 제치고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진입하기도 했다.
아마존은 향후 2026년까지 약 40억 달러를 투입, 중소도시 및 농촌 지역까지 배송망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AI 기반 수요 예측 시스템과 지역별 품목 추천 엔진도 강화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RBC캐피털마켓은 "온디맨드(On-demand) 배송의 핵심은 단순 속도보다는 수요 예측 정확도와 로컬풀필먼트 최적화"라며 "아마존은 이 두 요소에서 경쟁사 대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마존의 이번 행보는 단순한 식료품 배송 확대가 아니다. 기존에 비식료품 중심으로 형성됐던 이커머스 경쟁을 신선식품 분야로 확장시킨 첫 번째 본격적인 시도다. 이는 향후 프라임 구독모델 강화, 물류센터 자산 회전율 제고, 식료품 카테고리 내 교차판매 유도 등 다방면의 전략과 맞물려 발전해 나갈 가능성이 높다.
미국 유통 시장은 이제 '배송속도'에서 '신선도+즉시성'의 경쟁으로 진입하고 있으며, 아마존은 그 전환의 중심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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