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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14일 마포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부두목 A(45)씨를 비롯한 조직원·추종세력 등 총 34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이들을 순차적으로 검거했다.
경찰이 주목한 지점은 ‘청년 조직원 유입을 통한 세대 교체’다. 검거된 신남부동파 조직원·추종세력 34명 중 20대가 27명(84%)으로 절대 다수였고, 최근 5년 내 신규로 가입한 인원이 전체의 절반인 16명에 달했다. 이들은 주로 무직이거나 일용직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신남부동파는 1980년대에 처음 등장한 폭력조직이다. 1988년 핵심 조직원이 구속되며 와해 위기를 겪었지만, 1990년대 초 강서구청 일대로 활동 무대를 옮기며 조직원을 새로 영입해 재건했고, 1999년에는 다른 조직과 통합해 세력을 확장했다. 그러나 2003년 다시 두목이 검거되며 조직은 다시 흩어졌다.
하지만 2007년 막내급 조직원으로 가입한 A씨가 조직을 장악하며 재건을 주도해 부두목까지 올라섰다. 이들은 기존 조직원들을 통해 “싸움 잘하면 자격 있다”는 식으로 지역 선후배를 끌어들였고 교도소 수감 중인 조직원이 신규 인원을 물색하기도 했다.
가입 후에는 3개월간 ‘처세 교육’이 이뤄졌다. 교육 내용에는 △선배를 만나면 90도로 인사 △말끝마다 ‘형님’ 붙이기 △기상 점검 전후 “편히 쉬셨습니까 형님” “좋은 하루 되십시오 형님” 인사하기 △서신 수발신 시 “무고·무탈하셨습니까 형님, 두 손 모아 서한을 감사히 받았습니다” 등의 복종 의례가 포함됐다.
조직원들은 유흥업소 업주를 상대로 폭행 및 금품 갈취를 일삼았다. 부두목 A씨는 강서구 일대 보도방 업주에게 매달 20만~150만원의 보호비를 상납받았으며, 조직원 10여 명을 도열시켜 업주를 집단폭행한 사실도 드러났다. 돈 문제로 시비가 붙은 C씨에게는 쇠파이프를 휘둘러 상해를 입히는 보복 폭행도 저질렀다.
내부 조직원에게도 회비를 강제 징수하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2020년 10월부터 2024년 5월까지 30대 이상 조직원들에게 매월 최대 100만원을 거둬 총 2억 4000만원의 자금이 모였다.
조직 운영 방식도 폭력적이었다. 이들은 ‘10대 행동강령’을 만들어 강압적으로 단체를 관리했다. 2017년 7월과 2020년 3월에는 행동대장급 조직원 4명이 규율을 어겼다는 이유로 후배 조직원을 야구방망이로 폭행했다. 2023년 2월에는 경기 양주에서 탈퇴 조직원을 감금·폭행하도록 하부 조직원 10여 명에게 지시하기도 했다.
경찰은 현재 도주 중인 조직원 5명을 지명수배했고 베트남 등 해외에 체류 중인 조직원 2명에 대해서는 여권 무효화 및 인터폴 적색수배 조치를 내렸다.
최재호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 3팀장은 “젊은 세대가 조폭 문화를 동경하거나 허상에 사로잡혀 조직에 가입했지만 폭력 감시·착취·폭력을 이기지 못해 자진탈퇴하는 경우가 많다”며 “조폭 전담 수사팀을 중심으로 폭력조직 범죄 첩보를 강화하고, 범행 초기부터 엄정 대응해 폭력조직의 발본색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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