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낭시에 카페] 성실하게 돈 갚으면 바보?

[사진=Wrisk AI 생성]

프랑스의 작은 과자 ‘휘낭시에’는 금융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금괴처럼 생긴 디저트를 즐기던 데서 유래했습니다. ‘휘낭시에 카페’는 이처럼 경제와 금융을 맛있고 쉽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되고자 합니다.

사회 초년생부터 은퇴자까지, 어렵게만 느껴지는 금융 개념을 금융 전문가들과 함께 차근차근 풀어갑니다. 일상 속 금융을 이해하는 작은 지식들이 쌓여 언젠가는 금괴 같은 든든한 자산이 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부담 없이 들러 한 조각씩 지식을 맛보세요.

 【투데이신문 문영서 기자】 최근 정부가 광복절 특별사면과 함께 서민·소상공인 신용회복 지원 정책을 발표하면서, 채무를 성실하게 갚은 사람들이 ‘손해 보는 것 아니냐’는 오해가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는 오해입니다.

금융위원회는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9월 30일부터 시행되는 신용회복 지원조치로 코로나19, 고금리로 인한 경기침체 등으로 빚을 제때 갚지 못했더라도 성실하게 전액을 상환한 서민·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연체기록을 지워준다고 발표했습니다. 

2020년 1월 1일부터 지난 6월 30일까지 소액연체가 발생한 개인과 개인사업자는 약 324만명이며, 이중 272만명이 현재까지 전액 상환을 완료해 신용회복 지원 대상에 해당됩니다. 

나머지 약 52만명 역시 연체금액을 올해 말까지 전액상환하는 경우 신용회복 지원이 가능합니다.

지난 2021년과 2024년에도 코로나19로 인한 소액연체 상환자의 연체기록이 삭제된 적 있습니다. 당시에는 지원 대상이 ‘2000만원 이하’ 소액 연체자였지만 이번에는 ‘5000만원 이하’로 그 대상이 좀 더 확대됐습니다. 당시 상황에 비해 코로나19 관련 피해 연장, 고금리 상황 지속 등으로 인한 경기침체 등이 중첩된 비상시기임이 반영된 기준입니다. 

2024년 연체 기록이 삭제됐을 때에는 개인 평균 신용평점이 31점, 개인사업자가 101점 올랐고 약 2만6000명이 신규 신용카드를 발급받았고, 11만3000명이 제1금융권 신규대출을 받은 바 있습니다. 

빚을 다 갚은 연체채무자들의 연체기록이 삭제되면 다른 금융사에서 금리가 낮은 대출을 새로 신청하거나 정지된 카드거래를 재개할 수 있습니다. 

즉 이 조치는 ‘빚을 대신 갚아주는 탕감’ 정책이 아니라, 성실히 빚을 갚았음에도 연 체기록이 신용정보원 등 금융기관에 최대 5년간 남아 불이익을 받던 점을 바로잡아 정상 경제생활 복귀를 ‘돕는 것’입니다. 즉 어려움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채무를 변제한 이들에게 주는 실질적 인센티브입니다.

기존에는 채무를 모두 갚더라도 연체기록이 신용정보원에 1년, 신용평가회사(CB)에는 최대 5년간 남아 신규 대출, 대출 한도, 카드거래 등에 불이익이 지속됐습니다. 이번 정책으로 기록이 삭제되면 적극적인 신용활동 재개, 더 낮은 금리의 대출, 카드거래 정상화 등 실질적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번 정책은 빚을 이미 다 갚은 사람에게 불이익을 없애주고 경제적인 재도약의 기회를 주는 신용회복 정책으로, 오히려 성실 상환자에게 실질적인 이득을 강화하므로 ‘성실한 사람이 바보가 된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릅니다.

대상이 확정되면 CB사가 대상자여부 확인시스템을 마련할 예정으로, 금융소비자는 해당 시스템을 통해 대상자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