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김창수 기자 | LS가 자사주 100만주 소각을 결정하며 투자자들에게 주주환원 확대 신호를 보냈다. 올해 초 배당성향 확대와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을 포함한 로드맵을 공식화한 뒤 이를 실행에 옮기는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호반그룹이 LS 지분 중 3% 이상을 확보한 가운데 경영권 다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경영 안정성에 대한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LS는 두 차례에 걸쳐 자사주 소각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1차 소각은 50만주(8월 21일 예정), 2차는 50만주로 2026년 1분기 중 이사회 승인 후 진행된다. 이는 전체 발행주식의 약 3.1%, 시장가치 기준 약 1712억원 규모다. 소각이 완료되면 자기주식 보유비율은 12%대로 낮아진다.
이는 자본금을 줄이지 않으면서 주당순이익(EPS)과 ROE를 개선하는 주주환원 방식으로 큰 소비 없는 재무지표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
앞서 명노현 ㈜LS 부회장은 올해 정기주총에서 “배당 성향을 30% 이상으로 높이고 ROE를 8%까지 끌어 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주가는 발표 직후 긍정적 반응을 보이며 시장 신뢰 회복에 일부 기여했다.
다만 호반그룹이 LS에 대한 지분을 3% 이상 확보하고 있는 상황은 LS 경영 안정성을 흔들 수 있는 대목으로 꼽힌다. 상법상 지분 3% 이상을 보유하면 회계장부 열람, 임시주총 소집 요구, 주주제안권 확보 등 주요 권리 행사가 가능하다.
게다가 팬오션이 앞서 LS 지분 0.24%를 123억원에 취득한 행보가 호반의 우군 확보 전략으로 해석되며 귀추가 주목된다. 호반은 LS 지분 접근에 처음부터 투자 차원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이러한 구조는 사실상 경영권 압박 카드로도 쓰일 수 있다. 이에 LS 내부에서도 경영권 방어를 위한 대응 전략 마련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LS가 자사주 소각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에 나선 것과 대비해 호반 측 지분 확대는 회사 내 긴장 구조를 강화시키고 있다는 해석이다. 자사주 소각이 EPS 개선 등 ‘재무적 미화 전략’이라면 호반의 지분 확대는 ‘경영참여 압박’에 가깝다는 평가다.
양측이 각기 다른 목적을 시사하는 가운데 LS 측의 내부 결속과 이사회 대응 역량이 더욱 중요해진 상황이다. 소액 주주 입장에서도 자사주 소각은 반가운 소식이지만 동시에 경영권 안정 없이 이뤄진 조치라는 해석이 가능해 주가의 변동성을 자극할 수도 있다.
아울러 자사주 소각은 책임 경영에 대한 의지로 비춰지지만 한편으론 호반의 지분 공세와 맞물려 ‘방어적 차원 조치’로 여겨질 수 있다. 다만 일각에선 반대 해석도 존재한다.
실제 ㈜LS는 지난 5월 호반그룹이 지분 약 3%을 매입하자 대한항공에 자사주 1.2%를 담보로 제공, 650억원 규모 교환사채를 발행해 대응한 바 있다. 이번 소각은 이러한 전략적 활용 여지를 줄이는 결정인 만큼 현 지분 구조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내는 행보로도 볼 수 있단 것이다.
이번 결정이 정부 정책에 부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상법 개정을 통한 자사주 소각 의무화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움직임 중 하나란 평가다. 앞서 김남근·민병덕·김현정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자사주 의무 소각’을 골자로 하는 상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LS는 향후 지분 현황 모니터링과 외부 우호세력 확보, 이사회 강화 등 경영권 안정 전략을 병행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투자자 입장에선 재무 성과와 지배구조 리스크가 동시에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Copyright ⓒ 한스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