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토트넘홋스퍼가 잘 짜인 맞춤 전술로 파리생제르맹(PSG)을 사지까지 몰았으나 후보진 퀄리티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무너졌다.
14일(한국시간) 이탈리아 우디네의 스타디오 프리울리에서 2025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을 치른 PSG가 토트넘과 2-2로 정규시간 내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승부차기 끝에 4PK3으로 토트넘을 꺾었다. 이로써 PSG는 1996년 준우승 아픔을 딛고 창단 첫 슈퍼컵 우승을 일궈냈다.
이날 PSG는 평소와 같은 4-3-3 전형을 들고 나왔다. 브래들리 바르콜라, 우스만 뎀벨레,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가 스리톱으로 출격했고 데지레 두에, 비티냐, 워렌 자이르에머리가 미드필더진을 이뤘다. 누누 멘데스, 윌리안 파초, 마르퀴뇨스, 아슈라프 하키미가 수비라인을 구축했고 뤼카 슈발리에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직전 공식 경기였던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결승에서 주앙 네베스가 퇴장을 당했기 때문에 이번 경기 나설 수 없게 되면서 주전 선수에는 변화가 있었다.
토트넘은 프리시즌 가동하던 포백 대신 스리백으로 PSG를 상대했다. 히샤를리송과 모하메드 쿠두스가 공격진을 구성했고 로드리고 벤탕쿠르, 파페 마타르 사르, 주앙 팔리냐가 중원에 위치했다. 제드 스펜스와 페드로 포로가 윙백으로 나왔고 미키 판더펜, 크리스티안 로메로, 케빈 단조가 수비벽을 쌓았으며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골문을 지켰다. 기본적으로는 3-5-2 전형이지만 토트넘이 내려앉은 시간이 많아 실질적으로 5-3-2 형태가 나왔다.
다분히 PSG 공격 전술을 염두에 둔 포석이었다. PSG는 멘데스와 하키미라는 세계 최고 풀백들을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시켜 2-3-5에 가까운 전형으로 상대를 공략한다. 토트넘은 이에 완전히 대치되는 포메이션으로 PSG에 강한 압박을 걸어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실제로 PSG는 전반전 65%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도 토트넘의 강한 압박에 흔들리며 단 한 번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그 사이 토트넘은 세트피스 공격을 활용해 먼저 2골을 뽑아내며 달아났다. 전반 39분 비카리오가 하프라인 부근에서 프리킥을 시도했고, 로메로가 반대편에서 떨군 공이 혼전을 야기했다. 여기서 팔리냐가 시도한 오른발 슈팅은 슈발리에와 골대를 연달아 맞고 나왔고, 판더펜이 집중력을 발휘해 세컨볼을 골문에 밀어넣었다. 후반 3분에는 포로가 먼 거리에서 좋은 킥으로 올린 프리킥을 로메로가 왼쪽 골대 부근으로 돌아나가 수비 방해 없이 정확한 헤더를 했고, 이것이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하지만 90분 내내 맞춤 전술을 유지하려면 후보 자원의 수준이 뒷받침돼야 한다. PSG와 토트넘의 승부는 이 지점에서 갈렸다. PSG는 파비안 루이스, 이강인, 이브라힘 음바예, 곤살루 하무스를 차례로 투입했다. 2008년생 초신성 음바예를 제외하면 수준급 선수들이 연달아 들어온 셈이다.
반면 토트넘은 후보 퀄리티가 좋지 않았다. 도미닉 솔랑케, 아치 그레이, 마티스 텔, 루카스 베리발이 투입됐는데 이 중 확고한 주전으로 분류될 선수는 솔랑케밖에 없었다. 제임스 매디슨, 데얀 쿨루세프스키 등이 부상인 탓도 있었지만 애당초 선발진 외에 마땅히 교체할 만한 선수가 없었다.
결국 PSG가 후보들의 활약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토트넘은 후반 34분 쿠두스 대신 텔을 넣으며 잠그기에 돌입했는데, 전방 무게감이 떨어지다 보니 PSG가 토트넘 역습을 고려하지 않고 공격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후반 40분 이강인이 페널티아크 왼쪽에서 통렬한 중거리슛으로 오른쪽 골문에 공을 꽂아넣으며 추격이 시작됐고, 후반 추가시간 4분 뎀벨레의 크로스를 하무스가 문전에서 머리로 돌려놓으며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승부차기에서 PSG는 비티냐만 실축한 데 반해 토트넘은 판더펜과 텔이 연달아 실패하면서 최종적으로 PSG가 슈퍼컵 우승을 차지했다.
프랑크 감독은 브렌트퍼드 시절부터 맞춤 전술의 대가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에서 명망이 높았고, 토트넘 공식 데뷔전에서도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했다. 그러나 완벽한 승리를 가져오기에는 후보진이 PSG에 크게 뒤졌고, ‘게임 체인저’의 유무가 끼치는 영향을 뼈저리게 느껴야 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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