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불황 지친 청춘들, 비 오는 날 '달리기·자전거 타기'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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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난·불황 지친 청춘들, 비 오는 날 '달리기·자전거 타기' 열풍

르데스크 2025-08-13 16:51:4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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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 청년들이 일부러 빗속으로 나가 달리고 자전거를 타는 '우중 운동'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예전에는 우천 시 실내 헬스장이나 홈트레이닝으로 대체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지만, 요즘은 날씨를 이유로 운동을 미루기보다 '올웨더(All-Weather) 라이프'를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청년들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새로운 방식 중 하나로 분석했다.

 

이러한 인기는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인기를 반영하듯 '빗속에서 달리는 달리기'라는 뜻의 '우중런'도 새롭게 생겨났다. 인스타그램에서 '우중런' 해시태그는 5만건, 'rainrun(빗속 달리기)'는 4만건 이상 등록돼 있다. 달리기뿐만 아니라 빗속에서 자전거를 타는 것을 의미하는 '우중라이딩'도 SNS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청년들이 빗속에서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운동에 매력을 느끼는 주된 요인으로는 '낭만 회복'에 대한 갈증이 꼽힌다. 경력 중심의 채용으로 인한 취업난, 경기 침체 등 각박하고 스트레스가 가득한 현실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청년들은 탈출구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최근 많은 기업에서 신입보다 경력을 채용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면접을 기다리고 있는 구직자들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청년들의 취업난은 채용 공고와 관련된 통계에서도 엿볼 수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민간 채용 플랫폼에 올라온 채용공고 14만4181건 중 82%가 경력직만 뽑았다. 신입만을 채용하는 공고는 전체의 2.6%에 불과했다. 이처럼 기업이 경력만을 선호하고 있다 보니 청년 구직자들도 부담을 느끼고 있다. 대졸 구직자 응답자의 53.9%(복수 응답)는 '경력 중심 채용'을 취업 진입장벽으로 꼽았다. 53.2%는 대학 재학 중 직무 경험이 없었다고 답했다.


이에 많은 구직자들 사이에서 취업 불안감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취업 장기화'에 대한 우려였다. 지난 4월 채용 플랫폼 캐치는 응답자 198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취업 체감 난이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체 응답자 중 83%가 "대입보다 취업이 어렵다"고 답했다. '1년 이상 장기 구직을 각오하고 있다'는 응답도 69%에 달했다. '취업 준비 과정에서 불안이나 공포를 느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97%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 중 '취업 장기화(52%)'가 불안의 주된 원인으로 꼽혔으며 이어 '경기침체(14%)', '경제적 부담(12%)'이 뒤를 이었다.


답답하고 불안한 현실 속에서 청년들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취업난과 경기 불황 등으로 지친 마음을 건강한 방식으로 해소하기 위해 빗속을 달리는 등 이색적인 활동에 몰두하고 있다. 이들은 남들이 보기에 어색하고 어려워 보이는 행동들을 통해 오히려 자기 자신에 대한 자신감과 자존감을 높이는 데 도움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단순히 달리기를 즐기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SNS에 '오운완(오늘 운동 완료)' 인증샷을 남기는 방식으로 새로운 문화도 만들고 있다. 또한 혼자서 운동을 즐기지 않고 같은 동네에 사는 사람들과 함께 '러닝 크루'를 만들어 운동하며 교류하는 것도 즐긴다. 같은 취미를 가진 이들이 모여 함께 달리기도 하며 빗속에서 울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있다.


▲ 단순히 달리기를 즐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인증샷을 남기며 공유하는 모습도 보인다. 사진은 '우중런'을 즐긴 청년들이 SNS에 남긴 오운완의 모습. [사진=독자제공]

 

취업준비생 최재혁 씨(26)는 "최근 동네 러닝 크루에 가입해 우중런(빗속 러닝)을 처음 해봤는데, 그냥 달릴 때보다 훨씬 개운하고 스트레스가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며 "비를 맞더라도 달리다 보면 비가 온다는 사실은 거슬리지 않는다"며 "오히려 빗속을 뚫고 완주했다는 성취감 덕분에 반복된 탈락으로 인해 낮아졌던 자존감도 다시 높아지는 기분도 든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시현 씨(31) 역시 "비 오는 날에 운동을 하면 땀이 나도 신경 쓰이지 않고, 자유롭게 뛸 수 있다는 점이 좋다"며 "일상적인 일을 할 때는 축축해져서 비가 싫지만 달리거나 자전거를 탈 때만큼은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김 씨는 "어릴 때 장화를 신고 비를 맞으며 뛰어놀던 기억이 떠오른다"며 "최근 스스로가 작아지는 느낌이 잦았는데 그냥 달리는 것보다 빗속에서 엉엉 울면서 달리다 보니, 스트레스도 풀리는 느낌이 들어서 좋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는 이 같은 현상이 취업, 경기 불황, 직장생활 등 최근 청년층이 겪는 다양한 스트레스와 깊은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취업난과 경기 불황, 취업을 한 청년들은 직장 생활 등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청년들이 이를 해소하기 위해 큰 만족감을 주는 활동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곽 교수는 "빗속에서 달리기나 자전거 타기처럼 남들이 쉽게 도전하지 않는 일을 해냈을 때 얻는 자신감과 쾌감은 더욱 크다"며 "이러한 경험이 현실의 스트레스를 직접적으로 줄여주지는 못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얻은 긍정적인 감정들이 현재의 어려움을 이겨내는 원동력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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