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바이에른뮌헨은 1군 선수들을 상당수 내보내고 얇아진 선수층은 유망주를 통해 보완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처음엔 빅 클럽답지 않은 방향성처럼 보였지만, 프리 시즌 경기는 뜻밖에도 희망적이다.
13일(한국시간) 스위스 취리히의 레치그룬트에서 친선경기를 치른 바이에른뮌헨이 그라스호퍼클럽취리히를 2-1로 꺾었다. 한국 선수 두 명이 모두 출장했다. 김민재는 바이에른의 선발 센터백으로서 62분을 소화했고, 그라스호퍼의 이영준은 62분 투입돼 경기 후반부를 맡았다.
이로써 바이에른은 프리 시즌 친선경기 3전 전승으로 실전 준비를 마쳤다. 취리히는 비교적 약한 상대였지만 원정이었고, 올랭피크리옹(2-1)과 토트넘홋스퍼(4-0) 같은 강자도 꺾으면서 아직 몸 상태가 올라오지 않았음에도 괜찮은 전력을 입증했다.
주로 관심을 모은 건 유망주들의 경기력과 1군 경쟁력이었다. 바이에른은 여름 이적시장에서 영입보다 방출을 많이 하면서 돈을 아꼈다. 중앙 수비수 오나탄 타, 중앙 미드필더 톰 비쇼프를 사실상 공짜로 영입했고 윙어 루이스 디아스 한 명만 적잖은 돈을 투자했다. 대신 수비수 에릭 다이어, 2선의 토마스 뮐러와 리로이 사네, 수비형 미드필더 주앙 팔리냐 등 1군 자원 4명이 이탈했고 킹슬리 코망 매각이 끝나면 방출 선수는 5명이 된다. 여기에 핵심 미드필더 자말 무시알라가 정강이뼈 골절 부상으로 이번 시즌 절반 이상 결장한다는 걸 감안하면 구멍은 더 크다. 아직 슈투트가르트의 닉 볼테마데 영입 가능성이 있지만, 볼테마데는 뮐러의 자리를 메울 뿐 무시알라의 대체자는 되지 못한다. 현재 1군 자원이 2명 줄어든 셈이고, 부상까지 감안한다면 이적시장이 끝나기 전에 2명을 더 영입하더라도 선수층은 얇아지는 셈이다.
그런 가운데 바이에른은 친선경기에서 유소년팀 출신 유망주들을 적극 테스트하고 있다. 2선 자원 레나르트 칼, 센터백 카시아노 키알라, 수비형 미드필더 데이비드 산투스다이베르, 스트라이커 요나 쿠시아사레가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이들의 경기력이 기대 이상이다. 그라스호퍼 상대로 경기 초반에는 김민재 등 일부 베테랑을 제외하면 유망주들이, 경기 막판에 주전 선수들이 투입됐는데 초반 경기력이 오히려 좋았다.
공격 포인트 생산성도 확실하다. 칼과 쿠시아사레 2명 모두 토트넘전과 그라스호퍼전에서 2경기 연속골을 넣었다. 칼은 그라스호퍼전에서 도움도 추가했다.
특히 17세 왼발잡이 공격형 미드필더 칼은 오른쪽부터 안으로 파고드는 드리블 돌파, 그러다 내주는 패스와 강력한 왼발 중거리 슛 등 다양한 장점을 뽐냈다. 만약 칼이 1군에서 선발 출장할 정도로 경쟁력을 보인다면 주전 오른쪽 윙어 마이클 올리세를 중앙에 기용하면서 무시알라 공백을 메울 수 있게 된다.
그밖에 18세 공격수 쿠시아사레는 장신 스트라이커라는 점에서 해리 케인의 백업도, 경기 막판 제공권 장악용 교체 선수로도 쓸 수 있다. 선수층이 얇은 센터백 자리에 16세 키알라, 18세 산투스다이베르가 한 번씩 투입됐는데 본업이 미드필더인 산투스다이베르의 평가가 좀 더 좋았다.
바이에른은 ‘바이에른 캄푸스(캠퍼스)’라는 이름의 유소년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분데스리가 1군 감독 경험이 많은 마르쿠스 바인치를을 아카데미 책임자로 선임할 정도로 투자를 많이 했다. 최근 캄푸스 운영 방식과 성과에 대해 비판도 있었지만, 콩파니 감독은 일단 유망주들에게 기회를 주기로 했다. 그리고 프리 시즌에 보여준 모습은 이들의 공식경기 투입을 기대케 한다.
바이에른은 작년부터 연봉절감을 중요한 과제로 설정했지만 전력강화와 인건비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건 매우 어려웠다. 1군 선수층만 보면 여전히 필요했던 킹슬리 코망을 알나스르로 팔고, 센터백이 부족한 가운데 김민재를 사갈 팀이 있나 알아봤던 건 다 돈을 아끼기 위해서였다. 그런 상황에서 코망의 대체선수로 연봉을 많이 받는 검증된 윙어를 사는 대신 2군 선수를 끌어올릴 수 있다면 인건비가 획기적으로 줄어들게 된다.
같은 시각에서 본다면 김민재 방출설은 신빙성이 떨어지는 셈이다. 프리 시즌에 테스트해 본 2군 수비자원 중 믿을만한 센터백은 없었기 때문에, 김민재를 팔고 그 연봉을 아낀다는 선택지는 사실상 차단된 상태다. 만에하나 김민재가 팔린다 해도 못지않은 몸값의 선수를 사 와야 하는 상황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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