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푸틴 회담 앞두고 '패싱'당한 유럽 긴장 최고조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트럼프-푸틴 회담 앞두고 '패싱'당한 유럽 긴장 최고조

이데일리 2025-08-13 10:44:27 신고

3줄요약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알래스카 정상회담을 앞두고 유럽이 극도의 긴장상태에 빠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유럽 패싱’이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킨 가운데, 러시아는 협상력을 높이려는 듯 최근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일대에서 기습 진격하며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왼쪽부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AFP)




◇러 기습 진격·트럼프 ‘영토 스와핑’ 발언에 유럽 강력 반발

이코노미스트는 1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에 앞서 인도의 러시아산 석유 구매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며 러시아를 압박하는 한편, 우크라이나에는 어떤 협상에서든 더 많은 영토를 양보해야 한다고 시사했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해 여전히 불분명한 그의 입장은 (종전 협상을 둘러싼)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유럽 외교가의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와 관련해 “일부 교환이 있을 것이고 일부 영토 변경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많은 부분을 점령했고 아주 중요한 영토도 점령했다. 우리는 그 영토 일부를 우크라이나에 돌려주려고 시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주요 외신들은 미국이 러시아의 영향력이 강한 크림반도와 돈바스 지역을 러시아에 넘기는 대신, 러시아가 2022년 침공 이후 추가로 획득한 남부 2개주는 우크라이나에 돌려주는 타협안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은 유럽과 우크라이나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점령지 양도는 결코 없다”며 어떤 평화안도 당사국인 키이우 동의 없이는 무의미하다고 역설했다.

독일, 프랑스, 영국, 폴란드, 핀란드 등 우럽연합(EU) 주요 26개국 정상들은 공동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가 없는 평화안은 인정할 수 없다. 국경 변경도 힘에 의해 강요돼선 안 된다”고 단호히 밝혔다. 유럽 지도자들은 성명에서 “우크라이나 없이는 평화의 길이 결정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반복했고 “유럽과 우크라이나의 안보이익 보호,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여정을 지속 지지한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5일 알래스카에서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개최한다. 알래스카는 동서 냉전의 경계였던 상징적인 지역이다. 또한 미국은 국제형사재판소(ICC) 체결국이 아니어서 푸틴 대통령 체포의무도 없다. 양국 정상이 회동하는 건 2021년 6월 스위스 제네바에 조 바이든 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만난지 4년 만이다.

회담 직전 러시아군은 도네츠크주 더브로필리아 등 주요 지역에서 10km 이상 기습 진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영토 스와핑’ 선언에 최대한 많은 협상 카드를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러시아는 2022년 가을 일방적으로 합병을 선언한 우크라이나 동·남부 4개주의 국제 승인,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포기 등을 필수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이미 러시아가 점령한 지역을 우크라이나에 반환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관측이 주를 이룬다.

◇트럼프 독단에 푸틴 ‘외교 승리’ 거둘지 전세계 촉각

젤렌스키 대통령이 회담에 초청받지 못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 변화까지 감지되면서, 푸틴 대통령 입장에선 러시아의 ‘대국 위상’을 과시하는 외교적 승리라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젤렌스키 대통령과 유럽 각국 지도자들로부터 전화로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며, 이에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같은 날 유럽 정상들과 온라인 회의를 열고 의견을 조율할 계획이다. 유럽은 △휴전이 전제된 이후 양보 논의 시작 △우크라이나의 무력과 안보 보장 동시 협상 △푸틴 대통령에 휘둘리지 않는 공동 입장 결속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 국영 미디어와 정치평론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서둘러 거래를 성사시킬 것”이라며 유럽을 조롱하고 있다. 러시아 내부적으로 보면 일부 엘리트 인사들이 이번 회담에서 실익 없이 장기화하고 있는 전쟁을 끝낼 ‘실용적 타협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러시아 내 강경파·애국주의자들은 알래스카 개최 자체가 ‘굴욕’이라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은 탐색적 대화”라며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협상장에서 떠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종료의 더 나은 방안을 직접 이해하고자 현장을 방문하는 것”이라며 “이번 회담은 청취와 현황 파악 목적의 자리”라고 설명했다.

레빗 대변인은 또 “휴전에는 분쟁 당사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의 합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을 배제하고 푸틴 대통령과 단독 회담을 개최하는 것은 최종 판단 기준을 자신이 정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란 분석이 잇따른다.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및 유럽의 단결을 시험대에 올리고 있다”며 “이번 알래스카 정상회담이 유럽 안보질서와 우크라이나 운명을 어떻게 바꿔놓을지 전 세계가 긴장 속에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유럽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채 러시아와 ‘직거래’하지 않을까 경계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고 짚었다.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