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강현민 기자】 장기화된 내수 부진이 올해 2분기에도 유통업계를 압박했다. 편의점은 매출은 늘었지만 이익이 줄었고, 백화점은 매출 방어에 그쳤으며, 마트는 희비가 엇갈렸다. 하반기 소비심리 회복이 전망되는 가운데, 유통업계는 가격 할인 확대, 점포·상품 경쟁력 강화 등을 앞세워 회복 드라이브에 나선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편의점인 CU와 GS25의 경우 매출은 늘었지만, 수익성은 후퇴했다.
CU는 2분기 매출이 2조290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0%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94억원으로 8.9% 줄었다. CU 측은 “급격한 물가 인상과 장기화된 경기침체로 소비둔화 환경이 지속되고, 비우호적 기상 환경에 따른 객수 하락이 실적 변수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GS25도 신규점 출점 등의 영향으로 2분기 매출(2조2250억원) 1.5% 늘었지만, 판관비 증가로 영업이익이 59억원 줄었다.
양사는 자체 상품 강화를 비롯해 전략적 점포 관리 등으로 하반기 전략을 꾀하는 한편, 편의점 업계 성수기로 꼽히는 3분기 성수기와 소비쿠폰 지급 효과를 활용해 매출 반등을 노릴 계획이다. GS25 관계자는 “하반기 소비 쿠폰 등의 영향으로 다변화된 편의점 소비 경향에 맞춰 장보기 상품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마트 업계 또한 매출이 소폭 감소했다. 롯데쇼핑의 국내 할인점 사업 매출은 945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2% 줄었고, 영업이익은 -479억원으로 적자폭이 221억원 확대됐다.
이마트는 2분기 별도 매출이 4조2906억원으로 전년 대비 11.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56억원으로 366억원 늘며 흑자 전환했다. 원가 절감분을 할인 행사에 재투자해 고객 수를 늘렸고, 스타필드 마켓 등 신규 점포 출점과 트레이더스 매출이 9003억원으로 8.1% 증가하며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이마트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가격 투자와 구조 혁신을 기반으로 오프라인 초격차 전략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마트 업계는 가격 경쟁력과 신규 포맷 확대로 대응한다. 롯데쇼핑은 e그로서리 적자 축소와 하이마트 수익성 강화에 집중하고, 해외 사업 호조세를 유지한다. 이마트는 트레이더스 성장세를 유지하며, 원가 절감분을 할인 행사에 재투자하고 스타필드 마켓 등 미래형 점포를 확대한다.
백화점은 매출은 방어했지만 수익성에선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신세계의 2분기 백화점 매출은 1조7466억원으로 전년과 비슷했지만, 영업이익은 109억원 줄었다. 하반기에는 강남점 식품관 리뉴얼과 본점 ‘더 리저브’ 오픈으로 오프라인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오프라인 전략적 투자는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의 백화점 별도 매출은 5901억원으로 3.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693억원으로 2.3% 줄었다. 롯데쇼핑의 국내 백화점 사업 2분기 매출은 7862억원으로 2.7%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32억원으로 14.7% 증가했다. 소비심리 회복 지연에 따른 부진이 있었지만 운영 경비 효율화 등 판매관리비 감소로 영업이익이 올랐다.
내수 시장 위축이 유통업계 실적을 발목잡는 가운데 하반기부터 경기회복 조짐이 보이고 있는 만큼 실적 개선에 대한 조심스러운 예측도 나오고 있다.
현재 경기 상황에 대한 인식을 수치화한 소비자심리지수는 5월 101.8에서 7월 110.8로 상승해 낙관론이 우세해졌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향후 경기를 긍정적으로 본다는 의미다.
13분기 연속 감소세였던 소매판매지수도 2분기 들어 감소폭이 0.2%로 줄었다. 그동안 1~3%대였던 감소폭을 감안하면 3분기 반등도 기대된다.
키움증권 박상준 애널리스트는 “3분기부터는 소비의 기저가 낮아지고, 민생회복지원금 등과 같은 직접적인 소비 진작이 실시되기 때문에, 매출 회복 기대감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주요 유통 업체들은 이번 민생회복 소비쿠폰의 직접적인 사용처는 아니지만, 백화점과 할인점도 2020년의 두 차례 재난지원금 지급 사례처럼 전반적인 소비 회복에 따른 수혜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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