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김창수 기자 | 국내 주요 이차전지 기업들이 지난 2분기에도 대체로 부진한 수익성을 기록하면서 하반기 사업·재무 리스크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미국 전기차 보조금 종료, 유럽 내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세가 겹치며 핵심 시장 수익성 압박이 커지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업계의 중저가 제품 라인업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확대 등 대응 전략 성패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기업평가(한기평)는 국내 이차전지 8개사(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SK온,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SK아이이테크놀로지, SK넥실리스) 2분기 잠정실적을 분석했다. 그 결과 매출은 기업별로 차별화된 흐름을 보였지만 수익성은 전반적으로 저조했다.
셀 업체 중 LG에너지솔루션은 매출이 전년 대비 감소했지만 비용 절감과 미국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확대에 힘입어 양호한 수익성을 유지했다.
삼성SDI는 매출이 직전 분기 수준에 그쳤으며 SK온은 미국 공장 라인 전환 완료로 생산차질을 해소하며 배터리 부문 매출이 회복됐다.
소재업체 중에선 SK아이이테크놀로지, SK넥실리스, 에코프로비엠은 SK온향 물량 증가로 매출이 늘었으나 포스코퓨처엠은 LG에너지솔루션향 공급 감소로 매출이 감소했다.
영업이익 면에서는 삼성SDI와 SK온(배터리 부문), SK아이이테크놀로지, SK넥실리스 등이 적자를 지속했고 포스코퓨처엠은 영업이익 8억원(영업이익률 0.1%)에 그쳤다.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도 비경상적 해외 투자이익을 제외하면 실질 수익성이 여전히 낮았다.
이런 가운데 하반기에는 사업환경 악화가 예상돼 기업들의 전략 전환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는 소비자 대상 전기차 보조금(대당 최대 7500달러) 지급이 오는 9월 30일 종료된다. 관세 부과로 완성차업체 비용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이를 대체할 수준의 인센티브 제공이 어려워 실질 구매가 상승과 수요 둔화가 예상된다.
유럽의 경우 가격 경쟁력이 높은 중국산 LFP 배터리의 시장 잠식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시장 진입이 사실상 차단된 중국 업체들이 자국 내 초과 공급을 해소하기 위해 유럽 공략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중저가 제품 라인업 확보, ESS 사업 확대, 원가 경쟁력 제고 등이 하반기 배터리업계 실적 회복 선결 조건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아울러 재무 리스크 관리도 중요한 과제로 꼽혔다.
일부 기업은 영업손실 지속으로 차입금 부담이 확대되고 있어 자구안 이행 여부와 재무안정성 유지가 등급 전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배터리업계 한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매출 회복과 원가 절감뿐 아니라 시장 다변화, 제품 포트폴리오 조정이 동시에 요구된다”며 “정책 환경 변화와 중국발(發) 공급 과잉에 선제 대응하지 못하면 수익성뿐 아니라 재무 건전성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Copyright ⓒ 한스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