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욱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2일 윤석열(64)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52) 여사가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건희 특검법'에 따라 수사를 개시한 지 41일 만이다. 김건희 여사는 금품수수 및 불법 정치자금 수수, 주가조작 혐의를 받고 있다. 헌정사상 전직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수감되는 일이 벌어졌다.
'NATO 명품 목걸이' 가
구속되는 결정적 증거로
김건희의 발목을 잡은꼴
김건희 여사 구속의 결정적 증거는 2022년 6월 NATO 순방 당시 착용한 6천만원짜리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정희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서희건설의 이봉관(80) 회장이 자신의 비서실장을 시켜 반클리프 매장에 가서 '스노우 플레이크 펜던트(눈송이 모양을 본뜬 명품 목걸이)'를 골라 그의 어머니 명의로 구매한 뒤 상품권으로 결제하게 했다는 자수서를 제출 받았다"며 "이후 고가 명품 목걸이가 문제 되자 김건희 여사가 '가짜 목걸이였다'고 거짓말을 한 뒤, 진짜 목걸이를 이봉관 회장에게 돌려줬었는데, 그간 이 진품을 보관하고 있다가 이번에 자수서와 함께 특검에 보내왔다"고 설명했다. 김건희 여사는 따로 가짜 반클리프 아페 목걸이(약 200만원으로 추정)를 구입해 오빠인 김진우씨 장모 집에 보관하고 있다가 검찰에 발견되기도 했다.
김건희 여사 측은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 측에서 받은 진짜 목걸이를 착용하고 나토 순방길에 갔던 것이 아니라 가짜 목걸이를 차고 갔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검찰이 압수수색을 통해 발견하도록 교묘하게 꾸민 '초고도의 법꾸라지 수사방해 수법'으로 추정되고 있는 대목이다. '검찰총장 출신 부인'이나 가능할 법한 초고난도의 증거인멸, 수사 방해 수법이라는 게 법조계 인사들의 설명이다.
한마디로 김건희 여사 측의 이러한 모든 '법꾸라지 수사 방해 작전'이 실제로 진짜 목걸이를 줬던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의 자백으로 전모가 탄로가 나 구속의 빌미가 되는 자충수가 되버린 셈이라는 얘기다.
이봉관 회장의 맏사위인 박성근 검사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사시절 친분 고리
이봉관(80) 서희건설 회장의 세딸중 맏사위인 박성근(57) 검사는 검찰내 공안·기획통으로, 서울고검에서 윤석열(64) 당시 검사와 함께 근무했던 것이 인연으로 시작됐다고 한다. 두사람은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수사 등 주요 사건에서도 함께 활동한 동료 검사로서 윤석열 부부부와 신뢰를 쌓았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 뒤에는 박성근 검사가 인수위원회에 합류했고, 이후 대통령 추천으로 한덕수 국무총리 비서실장으로 임명돼 실세로 불렸다.
윤석열 대선 때 '양재동 비밀 캠프'
서희건설 본사 건물에 차리게 내줘
2022년 윤석열 대선 캠프는 공식 선거캠프 이외에 서울 강남구 양재동의 서희건설 본사 건물 일부에 비공식 사무실을 차렸다.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되지 않아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을 받는 사무실이다.
특히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맏사위 박성근 검사가 주선한 사무실로 알려졌으며, 김건희 라인의 비밀 선거 캠프로 활용된 것으로 알려졌었다.
당시 김건희 여사와 밀접한 관계인 건진법사라는 무속인 전성배씨가 '비선 상임고문'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해당 캠프의 운영 및 지시를 했기 때문이다. 이 캠프는 이후 선거대책위원회 내 '네트워크본부'에 편입됐다고 한다.
건진법사는 김건희 여사의 비선권력으로 윤석열 정부 내내 고위급 인사 추천 문자를 주고 받은 정황이 드러나는 등 수많은 문제를 야기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건진법사의 법당 등을 압수수색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김건희 여사와 건진법사는 10년 가까이 영적관계가 형성됐다는 지적도 있다. 2017년 김건희 여사가 당시 코바나컨텐츠 대표였을 때 건진법사와 함께 예술의 전당 전시회를 둘러보며 교류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또 제보자들에 따르면 김건희 여사는 건진법사 법당에서 차도 마시고 교류하는 모습을 자주봤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윤석열 정부 때 서희건설
승승장구하면서 성장세
윤석열 정부 내내 건설업계 전체가 침체된 가운데 서희건설은 지역주택조합 사업을 중심으로 승승장구해 눈길을 끌었다.
2024년 연결기준 매출이 1조4736억원으로 전년대비 2.2%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1593억원으로 전년대비 25.7%나 크게 늘었다. 부채비율도 윤석열 정부 출범 때인 2022년 113%에서 2024년 58.2%로 크게 감소해 재무건전성이 개선됐다. 심지어 올해 1분기에는 56.18%로 상장 건설사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향후 '김건희 특검팀'에서 밝히겠지만 윤석열 정부 내내 이봉관 회장의 서희건설이 승승장구한 것이 김건희 여사의 고가 명품 목걸이와 어떤 관계가 있는 지 궁금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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